미국 푼돈에 신용정보 빼내다 결국 쇠고랑 14년 신세

미 법원 “타인에 거액 피해” 중형 선고

사기단에 신용정보 전산망 비밀번호를 유출시켜 미국 최대의 컴퓨터 사기 범죄 공범이 된 컴퓨터 기술자가 11일 징역 14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의 조지 대니얼스 판사는 사기단에게 신용정보를 빼낼 수 있는 비밀번호를 알려준 혐의로 기소된 필립 커밍스(35) 피고인에 대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거의 상상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혔다”며 징역 14년형을 선고했다.

이 사건의 피해액은 5천만~1억달러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며, 앞서 커밍스는 지난해 9월 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공범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컴퓨터 사기 범죄를 꾸미고 있는 줄은 몰랐다”며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1999년 중반부터 2000년 8월까지 뉴욕의 은행 신용정보 관리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의 고객 지원 담당으로 근무한 커밍스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공범에게 소비자들의 신용보고서를 다운받을 수 있는 비밀번호를 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신용보고서 한건당 30달러씩을 받았지만, 공범은 이를 이용해 알아낸 신용 정보를 최소한 20명의 다른 사기범들에게 넘겨 피해자들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신용카드에서 거액의 돈을 빼내는 등 각종 컴퓨터 범죄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고 검찰 쪽은 밝혔다.

뉴욕/AP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