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6.12 10:11
수정 : 2008.06.12 10:11
CNN 인터넷판 보도…비디오·문서 수천건
이라크내 테러활동이 정점에 달했던 2006년 알-카에다 최고 지도부가 작성한 수천건의 비밀 문서가 일반에 공개됐다.
18개월 전 미국의 지원을 받는 반(反) 알-카에다 민병대는 이라크 서부 안바르주(州)의 알-카에다 본부에서 수천건의 문서와 비디오를 입수했다.
12일 CNN 인터넷판에 따르면 CNN은 최근 이 자료의 일부를 입수했으며 이는 민간부문의 손에 들어온 이라크 알-카에다 관련문서 가운데 최대 규모다.
문제의 자료 중엔 2005년 말 미군의 '사막의 방패' 작전 개시를 앞두고 소위 '왕자들'로 일컬어지는 알-카에다 최고 지도자들이 안바르주에서 연 비밀 대책회의에 대한 문서가 특히 눈길을 끈다.
알-카에다 지도자들은 이 회의에서 교통로와 보급선을 끊고 미군 헬기 및 착륙지점을 공격해 미군의 작전을 최대한 방해하는 한편 테러 전선을 전국으로 확대, 미군의 관심을 분산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군 기지에 공작원을 잠입시켜 공격 대상을 물색한다는 계획과, 60만 달러 규모의 미군 벙커 건설 사업을 맡은 업자가 설계도를 제공하고 무기를 훔쳐내겠다고 약속하는 문서도 있었다.
또 한가지 새로이 알려진 사실은 조직 최상층을 제외한 이라크내 알-카에다의 핵심 구성원은 대부분 이라크인들로 외국인 조직원들은 대개 자살테러 등 총알받이 임무에 내몰렸다는 것.
한편 2005년에서 2006년 사이 작성된 문서들은 알-카에다 지도자들이 잔혹한 전술과 엄격한 종교적 규율의 강제로 인해 민심이 이반될 것을 두려워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컨대 3년 전 작성된 한 기록은 종교 재판을 통한 배신자와 죄인의 처형이 "반공공(半公共)의 형태로 잘못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가족들이 복수를 다짐하고 있으며 이는 위험한 정보 상황이다"라고 쓰고 있다.
미군 대변인 패트릭 드리스콜 해군소장은 이 문서들은 알-카에다의 활동이 정점에 달했던 시기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일종의 스냅사진"이라고 칭했다.
드리스콜 소장은 "이 문서들은 (알-카에다의) 확고한 지휘체계를 보여준다. 난 처음 지출기록을 비롯한 모든 것이 문서화된 정도를 보고 놀라움을 느꼈다. 이라크 알-카에다는 명백히 잘 정립된 네트워크였다"고 덧붙였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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