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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시위, 반미시위 재현될까 우려” 워싱턴타임스 |
미국 일간지 워싱턴타임스(WT)는 16일 한국의 쇠고기 시위가 쇠고기 문제를 넘어섰고, 이명박 대통령 퇴진까지 요구하고 있다며 일각에선 반미(反美)시위가 다시 일 것을 우려하거나 한국인들이 민주적 통치에 대한 신념을 잃은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날 `잇단 시위, 민주주의 심장부 강타'라는 제목의 1면 기사에서 이명박 정부를 마비시킨 쇠고기 시위가 15일에도 진행되는 등 연일 계속되고 있다면서 어떤 분석가들은 반미운동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경고하고 있고, 일부는 한국인들이 민주적인 지배체제에 대한 신념을 잃은 게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려대 함성득 교수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이 7월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지만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현재 쇠고기 시위가) 반미운동이 될 것"이라면서 "부시 행정부는 이명박 정부를 돕고, 쇠고기에 대해 재협상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타임스는 지금까지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가 3차례 발견됐으나 인간 감염사례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인터넷을 통해서는 각종 소문들이 폭발적으로 번져 몇주째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를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특히 지난 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미대사가 한국인들에게 과학과 사실에 초점을 맞출 것을 제안했다가 야당 정치인들로부터 한국인들을 가르치려 한다는 비난을 받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타임스는 일부 시위자들은 쇠고기 문제 이외에 다른 문제까지 제기하면서 이제는 이명박 대통령 퇴진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시위에 초점이 없고 지도부도 없으며 참가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는 점 등을 거론, 이번 시위가 지난 1987년 민주화 운동과 지난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신문은 밝혔다.
한양대 임지현 교수는 "긍정적인 것은 이 시위가 대의정치가 아닌 `스스로 정치행위(Do It Yourself Politics)'라는 점으로, 시위 참가자들은 정부가 할 수 없어서 국민이 스스로 해내려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런 식의 시위는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원칙에 위반된다는 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신문은 일각에선 한국인들이 민주적인 규범을 던져버리고 대결의 정치와 길거리 정치를 더 선호하는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인들'이라는 책을 쓴 마이크 브린은 "한국에는 새 대통령에 대한 전반적인 실망이 있다"면서 "시위 참가자들 중 일부는 선명한 정치적 어젠다가 있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정치적 견해없이 갑작스럽게 격분한 사람들"이라면서 "그들은 민주주의라는 사회적 계약에 대해 뿌리깊지 않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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