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오바마-매케인 지지율 변화
|
연근해 석유시추·이라크 주둔 등 ‘계승’
국민 염증 탓 오바마와 갈수록 격차 커져
‘맥부시’(McBush) ‘맥세임’(McSame) ‘부시 클론’(부시의 복제아·Bush Clone)
존 매케인(McCain)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를 비난하는 말이다. 그가 또 한 명의 조지 부시 대통령, ‘부시 짝퉁’에 지나지 않는다는 공격이다.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24%를 기록하는 등 바닥을 헤매는 상황에서 이보다 더한 악평도 없다.
매케인이 8년 간의 부시 집권에 이은 ‘부시 3기’라는 이미지에 시달리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5일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를 선두로 민주당이 매케인에게 부시와 전혀 다르지 않다는 이미지를 덧씌우고 있다”고 전했다. 매케인은 부시 대통령과 함께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좀체 ‘부시 짝퉁’ 이미지를 못 벗고 있다.
매케인의 이런 이미지는 부시 대통령이 18일 연근해 석유시추 금지를 해제해달라고 촉구하면서 다시 짙어졌다. 매케인은 그동안 해제에 반대했지만, 최근 태도를 바꿔 부시 대통령처럼 석유시추 금지를 해제해야 한다고 나섰다.
무엇보다 ‘부시 짝퉁’ 이미지를 주는 것은 이라크 전쟁으로 대표되는 실패한 적대적 대외정책이다. 매케인은 즉시 철군에 반대하고, 장기주둔을 구상하고 있다. 오바마가 즉각 철군하겠다는 반면, 매케인은 2013년까지 철군을 계획하고 있다. 오바마는 “우리는 부시의 실패한 이라크 정책을 바꿀 것인가, 아니면 고수할 것인가?”라고 묻고 있다.
또 매케인은 이라크 전쟁을 몰고온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정책을 되풀이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매케인이 주요 선진 8개국(G8) 회의에 러시아가 참여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도 네오콘의 냉전적 대외정책을 닮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같은 현실주의자를 참모로 앉힌 것도 네오콘이라는 이미지를 털어내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매케인이 2001년 부시 대통령이 도입한 소득세 감면을 영구화하자거나, 건강보험도 시장중심적 사고에서 의무가입에 반대하고, 낙태권에 반대하는 것도 부시의 정책과 빼닮았다. 6월 초 <시비에스>(CBS) 조사에서, 유권자 43%는 매케인이 부시의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21%는 부시 대통령보다 더 보수적일 것이라고 대답했다.
매케인으로서는 사실 억울한 면도 있다. 기후변화 문제에서 그는 부시 대통령과 달리, 온실가스 배출한도 설정 및 배출가스 거래제에 찬성하고 있다. “세계적 동맹”을 강조하는 것도 부시 대통령의 일방주의와는 다소 다르다. 하지만, 그가 부시와 같은 공화당의 대선 후보라는 ‘원죄’ 자체가 ‘부시 짝퉁’ 이미지를 벗기 힘들게 하고 있다.
매케인은 자신을 부시에 빗댄 오바마의 공격에 맞서 오바마가 ‘순진하고 경험없는 애숭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하지만, 부시 정권에 대한 염증 탓에 변화가 화두인 이번 대선에서 오바마와의 지지율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