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미주리주 두 지역서 소머리 리콜 사태
검역 ‘구멍’…‘소머리 허용’ 국내도 우려 커져
미국에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로 의심되는 쇠고기가 대량 유통돼 전량 리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 리콜 대상 쇠고기는 도축-가공을 거쳐 미 농무부 검사관의 검역증까지 찍힌 것이어서, 국내에서 새 수입위생조건 고시 발효로 다음주부터 시중에 본격적으로 풀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게됐다.
미 농무부 식품안전국(FSIS)은 26일(현지시각) 텍사스주 포트워스 소재 벨텍스사의 프론티어 미츠가 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이 들어있는 것으로 보이는 소머리 2850파운드(약 1300㎏)를 회수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리콜 조처된 벨텍스사의 제품은 지난해 5월31일~6월24일 사이에 도축·포장된 것으로, 이미 텍사스주의 댈러스와 포트워스 지역의 소매점과 점심식사 간이판매대 등에서 팔리고 있다. 식품안전국은 문제의 제품들을 텍사스주 위생담당 관리들이 소매점 정기점검 과정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 미주리주 트림블 소재 패러다이스 로커 미츠사도 광우병특정위험물질로 분류되는 편도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120파운드(약 54㎏)의 소머리를 리콜중이라고 발표했다. 미 식품안전국은 현재 연령 구분없이 모든 소에서 편도를 제거토록 규정하고 있다. 패러다이스 로커 미츠사의 제품들 역시 이미 캔자스주 캔자스시의 소매점과 레스토랑에 유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리콜 사태는 미국에서 소의 도축 과정에서 광우병특정위험물질 부위가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까지 유통이 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등 미국 검역 시스템의 허점을 그대로 드러낸다. 미국에서 5월 이후 광우병위험물질이나 인체에 치명적인 세균 발견 등으로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이 리콜된 사례는 7차례에 이른다. 특히 지난달 18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육류회사인 제이에스엠 미트 홀딩사의 ‘1급 리콜’을 비롯해, 이달 25일 미국 최대 식품 유통업체인 크로거사의 리콜 사례는 모두 맹독성 식중독균인 ‘이콜라이 O157’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리콜 물량도 각각 수십톤에서 수백톤에 이르러 미국 내에서도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콜라이균 오염 가능성 때문에 미국에서 리콜된 쇠고기는 대부분 소의 뼈에서 발라 낸 ‘간 고기’ 또는 ‘다듬은 고기’들인데, 이번 미국산 쇠고기 새 수입위생조건에서는 ‘선진회수육(AMR)’으로 분류돼 30개월령 이상 소의 머리뼈나 척주에서 생산 된 것 말고는 모두 수입이 허용됐다.
김수헌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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