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7.03 10:47
수정 : 2008.07.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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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된 콜롬비아 대선후보 귀환 = 2002년 2월 콜롬비아 대선 유세 도중 반군에게 납치됐던 잉그리드 베탕쿠르(오른쪽) 전 대선후보가 납치 6년 만에 정부군의 전격 구출작전으로 풀려나 2일 수도인 보고타 공군기지에 도착해 어머니 욜란다의 키스를 받으며 밝게 웃고 있다. 보고타/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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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익게릴라 조직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에 6년여 동안 인질로 붙잡혀 있던 잉그리드 베탕쿠르(46) 전 콜롬비아 대통령 후보와 미국 국적의 민간인 3명, 콜롬비아 군.경을 포함한 15명이 2일 콜롬비아 군에 의해 극적으로 구출됐다.
콜롬비아 군이 국제적 관심을 끌어온 인질들을 이날 총알 한 방도 쏘지 않고 감쪽같이 구출함으로써 반군과의 비타협 정책을 고수해온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 정부의 입지가 크게 강화되는 반면 창설자 마누엘 마루란다 사망 후 응집력이 급격히 약해진 FARC는 와해 직전의 위기에 봉착했다.
콜롬비아와 프랑스 이중 국적자로 지난 2002년 대통령 선거 유세 도중 FARC에 의해 납치됐던 베탕쿠르는 이날 수도 보고타 인근의 카탐 군 기지에 도착, 활주로에서 기다리고 있던 모친 요란다 풀레시오에 이어 남편 환 카를로스 르콤프와 오랫동안 감격의 포옹을 했다.
베탕쿠르는 TV방송에서 구출작전이 "대담하고 완벽했다"고 찬사를 보내며 콜롬비아와 프랑스 정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이번 구출을 콜롬비아 평화의 신호로 받아들이며 또 우리가 평화를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하고 자신의 `FARC에 대한 정통한 지식'이 유용하게 활용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베탕쿠르는 한때 생명이 위독하다는 소식과 함께 창백한 모습이 지난해 말 비디오를 통해 언론에 소개됐으나 이날 TV화면에 나타난 그녀의 모습은 6년 동안 인질생활을 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었으며 특별히 흥분하지 않고 구조되기 까지의 과정을 유창한 언변으로 차분하게 설명했다.
환 마누엘 산토스 국방장관은 구출된 인질 15명이 때로는 목에 쇠사슬이 채워지는 등 어려운 상황에 있었으나 오랜 인질생활을 했으리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모두 건강하다고 확인했다.
산토스 장관은 남부 과비아레 주의 정글에서 감행된 구출작전에서 콜롬비아 군 정보요원들이 비정부기구(NGO) 관계자라며 FARC측과 접촉한 데 이어 인질들이 새 지도자 알폰소 카노를 만날 수 있도록 헬기로 수송해 준다고 하고는 탈출시켰다고 설명하고 구출작전 과정에서 게릴라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세 곳에 분산되어 있던 인질들은 2대의 헬기가 대기하고 있던 곳으로 집결했으며 그 때까지만 해도 베탕쿠르 등 인질들은 수갑이 채워진 상태였으며 헬기가 이륙한 후에야 자유의 몸이 됐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 밝혀졌다.
산토스 장관은 이번 인질구출 작전은 "과감하고 신속한 점에서 역사의 기록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탕쿠르와 함께 구출된 미국인 3명은 미국 국방부와 계약한 군수업체의 직원들로 지난 2003년 밀림에서 경비행기 추락 직후 FARC에 인질로 붙잡혔으며, 이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편 베탕쿠르 등 인질 구출 소식이 전해지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세계 주요 지도자들이 일제히 환영했다.
베탕쿠르 석방 소식을 보고받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6년 동안의 악몽이 오늘 끝났다"고 환영하고 베르나르 쿠슈네르 외무장관을 콜롬비아 현지로 급파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전화통화를 통해 우리베 대통령을 "강력한 지도력을 가진 지도자"라는 찬사와 함께 축하했으며, 우리베 대통령은 그동안 콜롬비아 정부를 지지하고 신뢰해 준 데에 대해 감사를 표시했다고 고든 존드로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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