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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7.04 19:33 수정 : 2008.07.04 19:33

‘전면철수’서 한발 물러서
‘보수 끌어안기 전략’ 분석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말바꾸기 논란에 휩싸였다. 오바마는 3일 노스다코다주 기자회견에서 이라크 방문에 관한 질문에 대해, “현장에서 철저한 평가를 할 계획”이라며 “더 많은 정보를 얻어 정책을 가다듬겠다”고 답했다.

“가다듬겠다(refine)”는 발언을 놓고 곧바로 논란이 불붙었다. 미국의 이라크 정책은 경기침체와 함께 이번 대선의 최대 쟁점으로, 한마디 한마디가 예민한 탓이다. 오바마는 그동안 대통령에 당선되는 즉시 이라크 주둔 미군철수를 시작해 16개월 안에 전면 철군하겠다고 밝혀왔다. 이번 발언은 이런 공약에 대한 수정으로 해석됐다. 공화당은 “오바마는 정치적 편의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태도를 바꾸지 않을 이슈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전형적 정치인이라는 게 다시 드러났다”고 공격했다.

오바마는 1차 기자회견 몇시간 뒤 2차 기자회견을 열고 불끄기에 나섰다. 그는 “이 전쟁은 발상이 잘못됐고, 전략적으로 큰 실수이므로 끝나야 한다”며 “정책을 바꾼 게 없는데 공화당이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날 오바마의 “가다듬겠다”는 발언은, 해명과 달리 중도·보수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한 ‘변신’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라크에서 폭력이 크게 줄어드는 등 상황이 크게 바뀌면서, 오바마가 당선되면 전쟁을 끝내겠다는 핵심공약을 포기하지 않은 채 정책에 대한 유연성을 확보하려다보니 어려움에 처했다”고 4일 평가했다.

오바마는 최근 선거 홈페이지에서 철군완료 기한으로 제시했던 취임 뒤 “16개월” 철군이라는 부분을 아예 삭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전했다. 그는 최근 들어서는 철군에 대한 언급도 거의 하지 않고, 이라크에서 ‘화해하는 데 실패했다’는 식의 모호한 얘기를 하고 있다. 이 또한 온건한 유권자를 붙잡기 위한 몸부림이란 해석이 나온다. 오바마는 최근 낙태권 인정의 이유로 정신적 고통이 제외돼야 한다고 밝히는 등 낙태권에 반대하는 중도·보수유권자 잡기에도 한창이다. 한편, 국가안보 및 대외정책 경험이 부족하다고 비판받아온 오바마는 오는 여름 연방의원들과 함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할 계획이다. 이스라엘과 요르단 방문 일정도 별도로 잡혀 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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