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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7.29 19:30 수정 : 2008.07.30 00:34

전세계 코카인 밀매 경로

3대 천연마약 핵심 생산지…부패·빈곤 등 원인
점조직화로 단속 피해…농촌지역 개발 원조 절실

지난 16일 멕시코 남부 해안에서 마약을 운반하던 일당이 체포됐다. 길이 10m의 잠수함에는 코카인 6t이 실려 있었다. 중남미 마약밀매의 규모를 짐작하게 하는 사건이다. 지난 2일 구출된 잉그리드 베탕쿠르 전 콜롬비아 대선후보를 6년이나 인질로 붙잡고 있었던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을 떠받치는 자금줄도 코카인이다.

중남미는 세계 마약의 핵심 생산지이자 유통경로다. 지난 2월 발간된 미 국무부 ‘국제마약통제전략 보고서’(INCSR)를 보면, 세계 3대 천연마약 가운데 코카인은 2006년 전세계 생산량 970톤이 모두 콜롬비아(610톤), 페루(245톤), 볼리비아(115톤)에서 생산됐다.

대마초는 2006년 불법 생산량 1만5500톤 전량이 멕시코에서 생산됐다. 아편만 세계 생산량 6063.5톤 가운데 중남미에서 145톤, 아프가니스탄(5644톤) 등에서 나머지가 생산됐다. 코카인은 멕시코(60%)와 카리브해(40%)를 거쳐 최대 소비국 미국으로 운반된다. 국제위기그룹(ICG)은 지난 3월 보고서에서 유럽으로는 카리브해를 통한 밀매가 줄고, 베네수엘라·브라질을 통해 서부 아프리카를 거쳐 운송된다고 밝혔다.

마약 최대 유통로인 멕시코는 지역별로 걸프 카르텔(동부), 티후아나 카르텔(서부), 후아레스 카르텔(중부) 등이 활동하고 있다. 콜롬비아는 90년대 무너진 메데진·칼리 카르텔의 하부조직이 버티고 있다. 지난 16일 검거된 마약조직은 콜롬비아에서 출발해 멕시코 연안을 따라 미국으로 수송하는 ‘초국가적 조직범죄’의 형태를 드러냈다.

중남미 안데스 국가에서 코카나무가 재배되는 것은 기후 때문만은 아니다. 잉카문명에서 ‘신의 선물’로 여겨졌던 코카잎은 가난한 원주민, 무장·범죄조직, 비리 정치인 모두에게 최고의 돈벌이다. 조성권 한성대 마약학과 교수는 최근 웹진 <라틴아메리카>에 쓴 글에서 “정치적 부패, 1차 산품 위주의 수출구조, 인종 차별에 따른 빈부 양극화, 좌우 이데올로기의 전쟁과 갈등에 따른 폭력적 게릴라 전쟁” 등을 중남미 마약산업의 원인으로 꼽았다. 정치·사회·경제적 요소가 복잡하게 맞물려 마약산업이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이다.

마약산업은 이른바 ‘마약 부패’와 ‘마약 테러리즘’이 떠받치고 있다. 신의기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치인들은 조직범죄 집단과 결탁해 부패했고, 정치불안을 틈탄 반군 집단 등은 (마약을) 자금줄로 삼으면서 재배농민을 보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초국가적 마약범죄가 사회안정과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있지만, 대책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멕시코가 콜롬비아를 능가하는 마약국가로 변하자,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멕시코는 지난해 3월 마약·무기 관련 범죄 등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에서 16억달러를 지원받는 군사원조 프로그램 ‘플란 메히코’도 출범시켰다. 하지만 경찰 총수가 암살되는 등 1년 반 만에 실패로 드러나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최근 전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한 생산-유통-판매 등의 분업화와 점조직화는 치밀해지고, 생산은 줄지 않고 있다. 국제위기그룹은 “마약 생산을 유발하는 소비를 줄이고 유통을 차단하는 국제적 공조 못잖게 생산국의 농촌지역에 대체작물 재배나 지역개발 지원 등을 통해 생산을 막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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