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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9.12 18:56 수정 : 2008.09.12 22:09

중남미 좌파 정권 현황

볼리비아 반정부시위에 ‘미국 개입설’ 일파만파
베네수엘라도 미 대사 추방·석유수출 중단 위협
브라질·아르헨티나 남미 좌파국 ‘반미전선’ 동참

볼리비아 정국 불안을 계기로 미국과 중남미 좌파정권 사이에서 대사 맞추방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인근 국가들도 볼리비아의 모랄레스 정권에 지지의사를 밝혀, 남미 지역에서 반미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1일 패트릭 더디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대사에게 추방령을 내렸다. 10일 볼리비아가 필립 골드버그 볼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에게 추방령을 내린 것에 대한 연대 차원이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최근 격화되는 국내 반정부 시위에 골드버그 미국 대사가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워싱턴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에게는 소환 명령을 내렸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제 충분하다, 양키들”이라며,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도 정부 전복 음모를 꾸민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 대한 석유 수출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미국은 앞서 11일 구스타보 구스만 미국 주재 볼리비아 대사에게 추방령을 내리고 맞대응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볼리비아의 조처가 “중대한 실수”라며 “양국관계를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미 좌파정권은 반미 전선에 동참하고 있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모랄레스 대통령에 대한 ‘조건 없는 지지’ 의사를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남미 각국은 볼리비아에서 쿠데타가 발생할 경우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과거 군사쿠데타를 통해 비우호적 정권을 교체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볼리비아 사태에 대한 미국의 개입에 강한 반대의사를 보인 것이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모랄레스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미국을 비난했다. 남미 좌파정권은 미국이 지난 7월 58년 만에 중남미 지역을 맡는 제4함대 재운영에 들어가자 일제히 비난했다. 에콰도르는 지난 7월 미국의 에콰도르 대마약기지를 내년 9월 계약기간이 끝나는 대로 완전히 철수할 것을 통보했다.

이런 중남미 국제질서의 변화는 이른바 중남미 ‘좌파 바람’의 산물이다. 2006년 들어 칠레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2006년 3월 취임)에 이어, 브라질 룰라 대통령의 재선(2006년 10월), 차베스 대통령의 3선(2006년 12월), 니카라과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2007년 1월 취임), 에콰도르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2007년 1월 취임) 등 좌파정권이 잇따라 들어서 ‘반미 전선’을 구축했다. 이번 대사 추방 사태는 미국과 좌파정권 사이의 곪았던 깊은 상처를 재확인시키고 있다.

반면 중남미 좌파정권과 러시아의 관계는 깊어지고 있다. 10일에는 러시아 Tu-160 장거리 전략폭격기 2대가 베네수엘라에 도착했다. 러시아와 베네수엘라는 11월에는 순양함 등 5척의 전함이 참여하는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할 계획으로, 브라질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쿠바에는 레이더 기지를 복원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니카라과는 최근 러시아가 그루지야 내 자치지역인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의 분리독립을 승인하자 지지를 표명했다. <에이피>(AP) 통신은 11일 “미국과 볼리비아의 외교갈등은 중남미에서 미국 영향력에 대한 도전, 좌파정권과 러시아의 연계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미국 두뇌집단에서는 “중남미를 잃었다”며, 대중남미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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