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8.09.16 01:03 수정 : 2008.09.16 01:03

매케인·오바마 양쪽에 ‘도전이자 기회’
향후 50일 대선전 중심화두 부상 예고

미국 대선을 50일 정도 남긴 15일 드디어 곪아 터진 월스트리트발(發) 금융위기가 대선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주목되고 있다.

외교.국방분야 등에서 드러났던 민주당 버락 오바마,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간 정책적 차별성이 최근 상당부분 희석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이슈가 대선 막판 판세의 향배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군시간표 마련, 이란 핵개발 의혹에 대한 강경한 입장, 러시아의 그루지야 침공 문제 등에서 두 후보는 비슷한 목소리를 내면서 외교문제는 최근 들어 중요 이슈에서 후순위로 밀리는 듯한 양상이었다.

특히 공화당 새라 페일린의 등장과 함께 `돼지 립스틱 발언'과 `하키 맘' 논란이 불거지면서 공화,민주 양당은 정책대결 보다는 상호비난전에 매몰되는 형국이다.

이런 와중에 터져나온 금융위기는 서민의 생계 및 미국의 앞날, 더 나아가서는 세계경제의 명운과도 직결된 경제이슈를 대선전의 최대 화두로 밀어올려 놓을 가능성이 크다.

오바마와 매케인은 지난 3월 베어스턴스 자산운용의 파산가능성이 제기됐을 때만해도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이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과 메릴린치의 매각으로 불거진 금융위기에 답할 때가 왔다는 지적이다.


당장 오바마 캠프는 `페일린 효과'로 인해 잃었던 지지율을 일거에 만회하려는 태세다.

오바마 후보는 15일 성명을 내고 "소비자 보호를 내팽개치고 감독.규제를 느슨히 하는 한편, 중산층을 무시하면서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에게 과도한 보너스를 장려해온 지난 8년간의 정책이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금융위기를 초래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오바마 후보는 특히 매케인의 경제철학이 부시와 같다고 규정, 매케인에게 미국의 향후 4년을 위탁하는 것은 경제파탄을 지속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그간 여론의 외면을 받았던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후보도 이날 미시간주에서 가진 유세에서 매케인이 집권할 경우 `부시 44(제44대 대통령을 의미함)'가 된다며 오바마와 공동보조를 맞추면서 부시 행정부의 경제실정을 공박했다.

`페일린 효과'에 힘입어 최근 오바마를 제치고 여론조사 우위를 지키고 있는 매케인은 신중하게 이번 금융위기 사태에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매케인은 "리먼브러더스의 회생을 위해 납세자에게 부담을 안기는 구제금융 조치를 취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집권하면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낡고 비효율적인 규제감독 시스템을 총체적으로 재점검, 시장의 신뢰를 다시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케인 진영은 특히 월스트리트의 위기를 제공한 근본적인 이유는 워싱턴 정가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고, "매케인-페일린 티켓이야말로 워싱턴 정가를 개혁하고 경제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금융위기를 놓고 외견상 부시 행정부로부터 `부(負)의 유산'을 넘겨받게 될 매케인이 수세적이고 불리해 보이지만, 그렇다고 오바마에게 반드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어 보인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지금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워싱턴의 경험이 적은 오바마에게 모험을 걸기를 꺼릴 수 있다"며 오히려 오랜 상원의원 경험이 있는 매케인에게 유리한 국면이 조성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점쳤다.

하지만 매케인이 유권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을 정도의 에너지와 창의성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면 이번 사태가 득(得)이 될 가능성은 낮을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이번 금융위기는 차기 대통령의 리더십과 혜안, 위기관리능력을 총체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시험대라는 점에서 매케인과 오바마에게는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고승일 특파원 ksi@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