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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9.27 12:46 수정 : 2008.09.27 12:46

용호상박(龍虎相搏.용과 호랑이가 서로 싸운다는 의미로 강자끼리의 싸움을 의미).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의 향후 판세를 좌우할 중대 고비로 여겨졌던 대통령 후보간 1차 토론회는 말 그대로 용과 호랑이의 치열한 다툼이었다.

공화당 존 매케인,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는 26일 밤 미시시피주 옥스퍼드의 미시시피대학에서 90분간 진행된 1차 TV토론에서 일진일퇴의 뜨거운 공방을 벌이며 자신의 정치적 비전과 철학, 정책을 펼치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당초 이날 토론은 외교정책 및 국가안보 분야를 놓고 두 후보가 토론을 벌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1930년 대공황 이후 최대의 위기로 일컬어지는 금융위기 여파로 인해 두 후보는 토론 시작 30여분간 금융위기 대책을 비롯해 두 후보의 경제정책을 놓고 창과 방패의 논쟁을 이어갔다.

이어 토론은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란의 위협, 러시아의 그루지야 침공, 제2의 9.11사태 대응책 등의 소주제로 이어갔다.

소주제마다 두 후보의 입장은 최초의 흑백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피부 색깔만큼 확연한 대조를 이뤘다.

두 후보는 토론에서 구체적인 숫자와 과거 기록을 열거해 가며 자신을 드러내 보이고 상대방을 공격했으며 자신의 주장을 강력히 호소하고자 중간중간 몸짓을 써가며 사회자의 질문에 답했고, 유권자들을 설득해 나갔다.

또 상대방의 공격에 대해선 한 치의 양보나 물러섬 없이 응수했고, 상대방이 잘못된 주장을 하면 곧바로 반박에 나서는가 하면 사회자로부터 서로 발언권을 얻기 위해 다투기도 했다.


특히 이번 토론에선 한 후보가 상대 후보에게 직접 질문하고 답하도록 하는 `맞짱토론'이 도입돼 관심을 끌었지만 후보간 직접 질의응답은 거의 이뤄지지 않아 1차 토론인 만큼 탐색전의 성격이 강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토론의 사회를 맡은 PBS 방송의 짐 레러 앵커가 연단 중앙에 놓인 책상에 앉아 질문을 던졌고, 매케인 후보가 사회자 맞은 편 10시 방향에, 오바마 후보는 사회자 맞은 편 2시 방향에 사회자를 마주보고 서서 질의.응답을 벌였다.

두 후보는 토론 시작 직후엔 별로 웃음도 보이지 않으며 긴장된 표정으로 또박또박 자신의 주장을 펴는데 집중했으나 토론이 중반으로 치달으면서 간혹 얼굴에 웃음을 띠며 답변하기도 했다.

매케인은 검은색에 가까운 양복에 연한 하늘색 와이셔츠, 빨간색 줄무늬가 있는 흰색 넥타이를 매 젊은 분위기를 연출했고, 오바마는 짙은 감색 양복에 흰색 셔츠, 자주색 넥타이 차림을 해 안정감있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토론에서 두 후보는 첫번째로 던져진 금융위기 대책에 대한 질문부터 첨예하게 맞서며 공방을 주고받았다.

오바마는 이번 금융위기를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대의 위기라고 주장하며 공화당 정권의 책임을 부각시키자 매케인은 위기극복을 위해 공화당과 민주당이 협력하도록 할 것이라며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다.

이어 매케인은 금융위기 이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정부가 지출을 줄여야 한다면서 선심성 예산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오바마는 선심성 예산을 없애는 것만으로는 중산층들의 삶을 제 궤도에 올려놓을 수 없다고 응수했다.

오바마는 "매케인은 외과수술용 메스를 써야하는 곳에 도끼를 사용하는 게 문제"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어린이 조기교육 등 분야에 대한 정부지출 확대 필요성을 지적했다.

두 후보는 감세정책을 놓고 더 열띤 논쟁을 벌였다. 매케인은 기업의 세금부담이 세계에서 미국이 두번째로 높다면서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과감한 감세안을 제시하자 오바마는 자신은 미국 가정 95%의 세금을 줄일 것이라고 받아쳤다.

그러나 두 후보는 부시 행정부가 제시한 7천억달러 금융구제안에 대해선 찬반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오바마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다며 지지 여부를 밝히기를 거부했으며 매케인은 지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이라크전쟁에 대한 두 후보의 입장도 확연히 달랐다.

매케인은 이라크정책이 초기에 잘못됐지만 작년초 미군의 증강 등을 계기로 지금은 미군이 이라크에서 승리하고 있다며 군 지휘관들과 전략을 성공요인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매케인은 "오바마는 이라크에서 우리가 승리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공격했고, 오바마는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하며 언쟁을 벌였다.

오바마는 이라크전쟁을 애초부터 지지했던 매케인은 이라크에서 종파분쟁과 미군에 대한 저항세력을 예상치 못하는 등 이라크전 시작부터 오판을 했다고 역공에 나서기도 했다.

(옥스퍼드<미 미시시피주>.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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