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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아널드 슈워제네거 ‘무더기 거부권‘ 논란 |
아널드 슈워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올해 의회로부터 넘겨받은 법안 중 35%에 대해 무더기 거부권을 행사, 거부권 행사 비율면에서 `신기록'을 작성했다.
2일 미 일간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에 따르면 슈워제네거는 올해들어 지난달 말까지 의회가 제출한 법안 1천187건 중 415건(35%)을 거부, 캘리포니아 주지사로서 한해 거부권 행사 비율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거부권 행사 통계는 로널드 레이건 전대통령이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낼 당시인 1960년대 말부터 작성되기 시작했다.
슈워제네거가 의회 법안을 무더기 거부한 데 대해 민주당이 주축인 캘리포니아 주의원들이 강하게 항의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주하원 의장 캐런 베이스(민주)는 "의원들의 실망스런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우리가 어떻게 함께 일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이해가 주지사와 의회간의 갈등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는 그동안 예산안 통과 시한을 81일 이상 넘기며 긴 줄다리기를 벌여오면서 슈워제네거 주지사와 의회간 갈등이 증폭돼 왔으며 지난달 말 예산안은 겨우 합의를 보게 됐다.
슈워제네거는 예산안 합의를 종용하는 과정에서 의회가 내놓은 모든 법안을 거부하겠다며 의회를 압박했고 최근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담은 매우 `중요한' 법안만을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정가에선 공화당의 슈워제너거 주지사와 민주당이 주축인 의회간에 해묵은 갈등이 법안에 대한 무더기 거부권 행사로 표출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행정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주의회가 함께 일해 나가기 어려운 현실을 분명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주지사 대변인 아론 매클리어는 이에 대해 "주지사는 개별 법안의 장점과 중요성에 대해 검토했고 적절하게 결정했다"며 의원들의 반발을 일축했다.
의회 관계자들은 "주지사와 의원들이 함께 일할 수 있다는 점을 캘리포니아 주민들에게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며 "내년에도 이런 식으로 일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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