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10.03 19:13
수정 : 2008.10.03 19:46
민주당내 중도보수파 의원 44명 모임
상원 통과 놓고 “무책임한 처리” 비판
미국 하원에 재상정된 구제금융법안은 상원에서의 압도적 통과와 여론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진통을 겪었다. 특히 민주당의 보수적 의원 모임인 ‘블루독스’가 끝까지 법안 통과의 열쇠를 쥐고 지도부들을 애타게 했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달 29일 1차 투표 때 반대표를 던진 흑인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설득에 나섰다고 <에이피>통신이 2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뉴스>는 공화·민주 양당에서 적어도 8명의 의원이 찬성으로 돌아서고, 4명이 투표 전까지는 마음을 돌릴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법안은 하원에서 첫 상정 때 찬성 205, 반대 228로 부결돼, 과반에 12표가 모자랐다.
특히 민주당 안 보수성향 의원들이 모임인 ‘블루독스’가 돌출 변수로 떠올랐다. 불루독스는 사회정책에서는 낙태에 찬성하는 등 민주당의 진보노선을 따르나, 재정 건전성과 예산 문제 등 경제분야에서는 보수 목소리를 내왔다. 모두 44명의 회원을 가진 블루독스는 1차 투표 때는 그래도 절반이 넘는 24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하지만 상원에서 1500억달러 규모의 세금감면과 예금보호 한도의 25만달러 확대 등 정부 재정 적자 폭을 늘리는 방향으로 법안을 수정해 통과시키자, 블루독스는 “무책임한 처리”라며 비판했다.
일부 의원은 그럼에도 찬성 의사를 유지했지만, 앨런 보이드 의원(플로리다)은 <블룸버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존 태너 의원(테네시)은 “우리는 상원이 재정적 대안도 없이 세금감면안을 채택한 것에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투표에 앞서 블루독스 소속인 스터니 호이어 민주당 원내총무는 “현재까지 반대 의사를 찬성으로 바꾼 의원은 없는 것 같다”며 “오히려 찬성 의원 가운데 일부가 반대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엠에스엔비시>(MSNBC)에 밝혔다.
블루독스는 1994년 중도보수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졌으며, 경제정책 등에서 보수층을 대변해 민주당과 공화당의 가교 구실을 해오고 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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