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10.09 20:15
수정 : 2008.10.0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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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의 공항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인디애나폴리스/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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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미국대선
‘흑인후보 거짓 지지’ 브래들리 효과 촉각속
로이터 “18~29살 유권자 50%이상 참여”
30살 이하 여론조사서 오바마 두배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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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젊은층(18~29살) 투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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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는 2차 텔레비전 토론 뒤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와의 격차를 더 크게 벌이고, 일부 논평객이 매케인의 역전이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음에도 여전히 승리를 낙관하지 못한다. 그의 앞에는 ‘브래들리 효과’라는 덫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미국 선거에서는 백인 유권자들이 여론조사나 출구조사 때는 흑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변해 놓고선 정작 투표날에는 백인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일이 종종 발생해왔다. 몇몇 사례들에서는 그 차이가 최고 10%에 이르렀다. 그러나 미국 젊은층의 투표율이 5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오바마에 우호적인 젊은층의 투표가 브래들리 효과를 잠재울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8일, 18~29살의 젊은 유권자 4400만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다음달 4일 대통령 선거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빌 클린턴 시절에 성장해 ‘밀레니엄 세대’로 불리는 이들(1979~1990년생)은 이번 투표를 통해 ‘무관심 세대’라는 이미지를 씻어낼지 모른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젊은층의 투표율이 50%를 넘으면 1972년 선거 연령이 18살로 낮춰진 이래 세번째가 된다.
이번주 갤럽이 <유에스에이투데이> <엠티브이>와 공동조사한 여론조사에서는, 30살 이하 유권자의 61%가 오바마를 지지한다고 답변했다. 매케인은 절반에 가까운 32%에 그쳐, 어느 연령층보다도 큰 격차를 보였다. 젊은이들이 가장 나이 많은 대통령 후보인 매케인보다 상대적으로 젊은 오바마에게 끌려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첫 흑인 대통령에 대해 개방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사진판매점에서 일하는 세라 린치(28)는 “그는 젊고, 특히 다양성 측면에서 사람들이 바라는 여러 가지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오바마 지지 뜻을 밝혔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퓨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유권자 등록을 한 젊은층은 58%에 이른다. 실제로 젊은층의 절반이 투표를 할 경우 전체 유권자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훨씬 넘게 된다.
흑인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젊은층이 투표에 적극 참여할 경우, 이들은 여론조사 때의 의사 표현과 실제 투표행위가 일치할 가능성이 높아 브래들리 효과를 어느 정도 누그러뜨릴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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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래들리 효과란
미국 선거에서 흑인 후보가 출마했을 때 여론조사나 출구조사에서는 흑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변한 백인 유권자들이 실제로는 백인 후보에게 투표를 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1982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자리를 놓고 백인인 공화당 후보 조지 듀크미지언과 경합을 벌인 흑인 출신 민주당 후보 톰 브래들리가 여론조사에서는 크게 앞섰음에도 실제 투표에서는 패배한 데서 유래했다. 백인들이 자신이 인종차별자로 비칠 것을 염려해 여론조사원에게 솔직한 답변을 피하는 데서 오는 현상이라고 학자들은 분석한다. 더글러스 와일드 전 버지니아 주지사와 데이비드 딘킨스 전 뉴욕시장의 이름을 따 와일드 효과, 딘킨스 효과라고도 한다. 딘킨스는 선거 4일 전까지 백인 후보 루디 줄리아니보다 14%포인트가 앞섰지만, 정작 투표에서는 2% 차로 간신히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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