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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0.19 21:40 수정 : 2008.10.19 21:40

[미국 대선 심층해부] ③ 대선 전략과 돈

2008 미국 대선 집중분석의 세번째 차례로, 선거전략과 자금문제를 김윤재 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미국 변호사)와 함께 짚어봤다.

유권자 ‘불안함 보다 무능함이 안전’ 믿어
공화당쪽 정상적으로는 승리 어려워 판단
오바마, 선거자금서도 매케인보다 여유

■ 돈과 ‘인사이더’들이 좌우하는 대선

후보자들이 당내 경선에서 사퇴하는 것은 돈이 없기 때문이다. 워싱턴 정치전문가들은 이른바 ‘인비저블 프라이머리’(보이지 않는 경선)를 한다. ‘500명의 패거리’라고 불린다. 정치 컨설턴트, 전직 의원, 기자 등 약 500명이 파티 등에서 모인다. 선두주자 2~3명을 거론하고, 이들에게 기업 로비스트 등이 기부금을 낸다. 이른바 ‘머니 프라이머리’에서 얼마나 선거자금을 모았느냐에 따라 경선 판도가 달라진다. 1등으로 예상됐던 사람이 돈을 모으지 못하면 5등으로 밀려난다. ‘기대치 게임’에 따라, 선거자금 모금액이 떨어질수록 선출 가능성도 낮아지는 악순환을 만드는 것이다. 또 미 선거가 주별로 배정된 선거인단의 승자 독식 방식이어서, 10% 이내 지지율 경합 지역에서만 선거자금을 투입하고 승부한다. 텔레비전 광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민감한 광고를 하겠다고 알려 보도되게 함으로써 광고 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정당발전자금과 외곽정치조직 ‘527 단체’ 등이 선거운동 측면에 동원된다.

■ 오바마의 탁월한 선택, 선거공영자금 거부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는 대선 본선에서 선거공영자금을 받지 않은 첫 후보다. 민주당의 원칙을 저버렸지만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오바마의 광고비 지출은 전국적으로 4:1의 비율로 매케인을 압도하고 있다. 2004년 조지 부시 대통령이 세운 최고기록인 1억8800만 달러의 광고비 지출기록을 며칠 안에 경신할 것으로 분석됐다. 선거자금 우위의 위력이다. 8400만달러의 선거공영자금을 받아 선거자금 총액이 제한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로서는 방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우세인 지역에서 광고를 계속해 공화당이 돈을 쓰게 만들었다. 공화당은 조금이라도 승산이 있는 곳으로 선거운동을 집중해야 되는데, 민주당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고 있다. 오바마는 인터넷 등에서 소액다수의 기부를 받은 게 큰 도움이 됐는데, 이런 토대는 2004년 당내 경선에서 실패한 하워드 딘이 닦았다.

■ 공화당의 프레임, 오바마는 불안하다

공화당의 전략은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는 것에 대한 의구심,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것이다. 매케인 진영도 오바마가 대안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을 심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불안한 후보보다는 차라리 무능한 후보가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급좌파 조직을 이끈 빌 에이어스와 오바마의 관계, 오바마의 중간이름 ‘후세인’을 부각시키는 것도 믿을 수 없다는 불안감을 심어주려는 전략이다.

반면 민주당은 경제위기를 부시 8년 실정의 결과라며 심판론을 내세웠다. 공화당은 현 경제상황이 위기라는 점을 부각시키려 노력했다. 위기일수록 검증되고 경험 많은 매케인 같은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려 한 것이다. 공화당은 또 세라 페일린이라는 뜻밖의 새 인물을 부통령 후보로 내세워 판을 흔들고, 네거티브 선거전을 통해 보수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불러 모으는 전략을 쓰고 있다.

■ 대선 막후를 주무르는 선거 전략가

1960년부터 텔레비전 토론이 벌어져, 대중을 설득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필요해졌다. 1980년대를 넘어서면서 선거자금 모금 등 분야별 컨설팅 산업이 자리잡았다. 각 대선마다 스타 전략가가 나오고, 부와 명예를 얻는다. 선거 전략가들은 대선 후보가 유권자들과 미국적 가치를 공유한다고 생각하도록 만든다. 칼 로브는 미국 역사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던 선거 전략가였다. 지도자가 생각이 없으면 주변이 핵심이 된다. 딕 체니 부통령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도 같은 이유다. 로브가 특별했던 것은 단순히 선거 전략뿐 아니라 부시와의 관계가 각별했고, 보수의 정책까지 입안하는 등 전 분야에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매케인 캠프의 전략가 스티브 슈미트는 원래 매케인 사람은 아니어서, 로브만큼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

■ 매케인이 기대는 ‘언더독’ 효과

선거에서 패색이 짙은 후보에게 당파성이 약한 유권자나 부동층의 동정표가 몰리는 ‘언더독’ 효과는 언제나 있어왔다. 1996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보브 돌이 여론조사에서는 약 15%가 뒤졌지만, 실제로는 약 8% 차이로 졌다. 매케인은 부동층이 오바마에 대한 의구심이 있고, 60~70%은 자신에게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바마 진영은 긴장감이 풀어질까 걱정하고 있다. 인종이 변수다, 부동층이 변수다라고 하며 긴장감을 주고 있는 것이다.

정리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미국 대선 심층해부 시리즈는 다음 전문가들과 함께 합니다.

 

김윤재 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미국 변호사

손병권 중앙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미국학과 교수

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정진민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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