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카드사 올해~내년 손실 760억 달러 이를 듯
신용카드 대란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9일 보도했다.
분석가들은 지난 상반기 210억달러의 손실을 본 신용카드사들이 수 만명의 대량해고 사태 속에서 하반기와 내년 말까지 550억달러(약 79조원)에 이르는 추가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용카드 채권의 손실 비율은 현재 5.5%에 이르고 있으며 곧 2001년 정보통신(IT) 버블기의 7.9%를 넘어서게 되리란 지적도 나온다.
씨티그룹의 게리 크리텐덴 최고재무책임자는 "실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경우 신용카드사의 부실자산이 역사적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위기의 깊은 골은 카드 사용에 익숙한 미국인들의 생활양식을 크게 바꿔 '일단 사놓고 보자'는 소비습관이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거액의 혈세를 활용해 시장의 신용위기 타개에 나선 재무부는 최근 좋은 신용 유지를 위한 습관을 키우는 온라인 게임 `배드 크레딧 호텔'의 대대적 홍보에 나섰다.
카드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줄임에 따라 인터넷 상의 카드 발급 신청은 지난 5분기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인터넷 시장조사기관 컴스코어가 밝혔다.
카드시장 규모 감소를 우려한 카드사들의 방어적 경영은 카드 사용을 줄이는 배경이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등 주요 카드사가 모두 카드발급 기준 강화에 동참하고 있으며 캐피털원의 경우 지난 2.4분기에 휴면카드 서비스 중단 조치 등을 통해 발급카드수를 4.5% 줄였다. 애리조나 주(州) 피닉스 교외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브렛 베리 씨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지난 한 해 동안 최소 네 번이나 카드 신용 한도를 하향 조정하는 바람에 경제 생활에 애로가 많다"고 말했다.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 규모 위축은 여러 측면에서 카드사의 수익성과 매출을 줄이는 효과를 낳으며 카드대란 현실화의 우려로 이어진다. 수익성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선 카드사용 요금을 늘려야 하지만 이조차 여의치 않다는 것이 카드사들의 고민이다. 김중배 기자 jbkim@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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