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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0.29 20:12 수정 : 2008.10.29 20:12

로버트 보로사지 소장

미국 미래연구소장 보로사지 인터뷰

“오바마는 21세기 케네디
규제·다자주의 시대 조류
한국도 준비해야 할것”

“이번 선거는 단순한 변화의 선거가 아니다. 지난 30년 보수시대의 종말과 진보개혁의 새 시대를 연다는 점에서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선거다.”

워싱턴 진보운동계의 한 축인 미국미래연구소(IAF)의 로버트 보로사지 소장은 28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과 총선은 민주당과 진보진영의 승리라고 진단하면서 “진보진영이 선거 이후 진보적 의제들을 실현하기 위해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거 결과에 대해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가 현재 여론조사에 나타난 것보다는 근소한 차이로 승리하겠지만 선거인단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이 상원(전체 100석)에선 60석에 못미친 58석 정도를 확보하고 하원에선 현재보다 20~25석을 더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오바마의 이상주의, 국민들이 오랜만에 가져보는 희망, 현재의 경제위기 등이 표를 휩쓰는 원동력이라며 “오바마가 미국의 변혁을 가져올 지도자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의 선거운동은 온라인 선거운동의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며 “무브온닷컴과 진보운동권이 선거운동의 새로운 에너지와 자금, 자원봉사자들을 몰아주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진보진영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오바마가 진보진영을 대표하는지에 대해선 말을 주저했다. “중도적인” 오바마는 “처음에는 경제적인 문제보다는 이라크전 반대자로 자신의 이미지를 곧추세우면서 후보로 등장했고, 밀레니엄 세대의 폭발적 지지를 받으며 강력한 지도자로 재탄생했다”는 것이다. 이라크전 반전운동과 미국 내 반전분위기를 기반으로 젊은층과 블로거들 사이에 엄청난 지지를 받으면서 후보로서 자리매김했고, 존 에드워즈의 사퇴 이후 전국민의료보험과 부유층에 대한 증세, 환경·에너지 정책 등 진보적 의제들을 수용하게 됐다는 것이다.

보로사쥐 소장은 “이런 지지가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진보진영이 외부에서 진보 의제들을 보다 강하게 밀어부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0여년간 미국 사회의 보수주의적 흐름을 주도한 로널드 레이건이 보수운동에 헌신적이었던 반면, 오바마는 진보운동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단적인 예로, 오바마의 측근들에는 과거 클린턴 행정부 인사 등 신중한 주류권의 인물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고, 공약에는 보수적 개혁 의제들까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오바마의 당선이 진정한 21세기 미국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는 “나와 같은 과거 세대에게 존 에프 케네디 전 대통령이 그랬듯이, 오바마가 젊은 세대에게 이상주의 횃불을 안겨주었다는 점에서 이미 ‘21세기의 케네디’”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오바마가 세계화와 지속가능성의 21세기를 대비해 미국사회와 경제의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21세기 루스벨트’가 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선 아직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로사지 소장은 지난해 대선과 총선에서 패배한 한국의 진보진영에 대한 조언을 묻는 질문에 “탈규제에서 규제, 일국주의보다는 다자주의, 전쟁보다는 외교로 바뀌고 있는 미국의 모델과 논의에 대해 한국 진보진영도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며 시대의 조류를 읽을 것을 강조했다.

그는 “싱크탱크는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변화를 만들 세력을 규합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싱크탱크의 규모와 재원 면에선 보수쪽이 우세하지만, 진보진영도 힘을 쏟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로버트 보로사지 소장은?

예일대 법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변호사의 길 대신 1974년 국가안보연구소를 세워 진보운동의 길에 들어섰다. 1988년엔 재시 잭슨 목사의 대선 캠프에서 고위자문역을 지냈다. 이후 미국미래연구소 설립 등을 통해 진보적 논객과 활동가로 일해 왔다. 그가 1996년 설립한 미국미래연구소는 진보진영의 3천여명 학자와 활동가 네트워크, 전국 30만명의 후원자를 바탕으로 진보진영의 의제를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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