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11.03 21:54
수정 : 2008.11.04 00:39
153개 법안 가부 물어
미국 36개 주에서는 4일 대통령 선거 못지않게 관심과 논란을 일으킬 투표들이 벌어질 전망이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동성애자들의 결혼 금지에 대한 찬반 투표가 실시되는 등 모두 153개 법안의 가부를 묻는 투표가 진행된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뜨거운 감자인 동성애자 결혼이나 어퍼머티브 액션(소수자 우대정책)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 왔다. 또 낙태에 대해 오바마는 찬성, 매케인은 반대의 태도를 분명히 밝히면서도 이를 선거 쟁점으로 삼는 데는 주저해 왔다.
그러나 적어도 6개 주에서는 세 가지 문제가 중요한 쟁점으로 되고 있다. 플로리다와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등 3개 주에는 이성간 결혼만을 인정하는 수정법안이 상정돼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난 5월 주 대법원이 동성 결혼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려 이미 수천쌍의 동성애자들이 결혼을 한 상태여서, 수정법안의 통과 여부가 전국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오바마와 매케인 모두 동성간 결혼을 반대하고 있지만, 오바마는 동성애 부부의 권리 신장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에서 매케인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칸소주에서도 보수주의자들이 결혼하지 않은 부부의 입양을 금지하는 법안을 상정해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제한하려 시도하고 있다.
사우스다코타주에서는 낙태 금지 법안이 상정돼 있다. 2006년 강간과 근친상간을 예외로 두지 않은 법안이 부결됐지만, 이번 법안은 이런 예외를 인정해 찬반 의견이 팽팽한 맞서고 있다.
콜로라도에서는 인간의 생명 시점을 난자와 정자의 수정으로 할지를 놓고, 워싱턴주에서는 시한부 환자가 의사의 도움으로 안락사할 권리를 인정할지 여부를 두고 투표한다. 미국에서 오리건주에서만 안락사를 인정해 왔다.
콜로라도주와 네브래스카주는 인종이나 성별의 차이를 수정하기 위해 등장했던 어퍼머티브 액션 법안을 폐지할 것인지를 두고 찬반 의견을 묻는다. 법안 폐지 운동을 벌이고 있는 캘리포니아 활동가인 워드 코널리는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세라 페일린은 이제 흑인과 여성이 어퍼머티브 액션을 필요로 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에이피>(AP)에 말했다. 비슷한 법안이 캘리포니아와 미시간, 워싱턴주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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