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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1.04 19:13 수정 : 2008.11.05 04:08

유럽연합(EU) 27개국 외무장관들은 미국 대선 하루 전인 3일 연 회의에서 미국 새 대통령에게 보내는 6쪽 분량의 공동 서한을 채택했다. 이 회의에서 프랑스 외무장관 베르나르 쿠슈네르(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마르세유/ AP 연합

[세계정치 격변 예고]
“시대 변했다…미 지배적 강대국 아니다”
반 UN총장도 “역사 시계추는 다자주의”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의 매리먼포드 초등학교 1학년생들이 3일(현지시각) 학교 주변에서 유권자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 리치먼드/AP 연합 (오른쪽 아래 작은 사진) 한인 유권자들이 4일 미 대선 투표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한글 포스터가 미국 시카고의 한인교육문화마당집에 붙어 있다. 마당집은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연방하원 일리노이주 10지구 선거구에 등록된 한인 유권자 5천여명을 상대로 캠페인을 펼쳤다. 시카고/ 연합
4일 완료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는 세계의 다극화 시대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버락 오마바 민주당 후보이든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이든 미국의 차기 대통령은 새로운 국제 협력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3일(현지시각) 미국 새 대통령에게 보내기로 채택한 편지에는 “미국이 중동평화와 경제위기 등 국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더 이상 독자적 행동을 해서는 안되며, 국제사회와 동등한 협력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 소속 27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회담에서 6쪽짜리의 편지를 미국 대선 뒤 당선자에게 보내기로 합의했다. 이 편지는 유럽연합이 금융위기라는 격변을 틈타 새로운 다자간 경제체제(신 브레턴우즈체제)를 주창한 데 이어, 대선이라는 또다른 변화를 맞아 세계정치의 미국 일극 체제를 견제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유럽연합 의장을 맡고 있는 프랑스의 베르나르 쿠슈네르 외무장관은 이 편지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시대는 변했다”며 “미국이 중요한 강대국으로 남을 것이나, 지배적인 강대국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대는 중동,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과의 협력, 러시아와의 관계개선, 중국 등 신흥국과의 연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그루지야 분쟁과 국제 금융위기 때 유럽연합이 감당했던 역할에 대해 언급하면서 “과거에는 (미국의) 일방적 선택이 세계를 지배했지만 오바마와 매케인 두 후보 모두 미국이 유럽과 함께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밀리밴드 영국 외무장관도 “미국에 단지 어떻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유럽이 함께 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선거 막판 몰아닥친 금융위기 쓰나미에 지구 온난화와 중동평화 문제 등 국제 현안들이 이슈화하지 못하면서 새로 꾸려질 미국 행정부의 외교 노선에 국제 사회의 관심이 더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새 대통령에 대한 충고도 이어지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역사의 시계추는 다자주의로 돌아가고 있다”며 “유엔은 세계의 발전과 평화를 위해 미국의 강력한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테러와의 싸움은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하다”며 “무력은 테러를 종식하는 데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니컬러스 크리스토프는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동맹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라며 공식적 외교에 진력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빌 클린턴 시절 북한과의 협상에 큰 진전이 없었지만 북한이 핵무기 제조에는 나서지 않았던 데 반해, 조지 부시 행정부는 갖가지 제재를 가했음에도 오히려 북한은 6기의 핵무기 제조 능력을 보유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8년 동안 미국은 스스로를 추방해왔다”며 “이제 미국은 세계의 대열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4일 뉴욕 맨해튼의 워싱턴 하이츠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맨해튼/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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