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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계모 “결혼지참금은 소 14마리” |
"남편은 결혼지참금으로 소 14마리를 지불했어요. 이 사실은 그가 나를 얼마나 많이 사랑했는지를 단적으로 증명하는 거지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계모인 그레이스 케지아 오바마(67) 여사가 11일 현지 일간지 더 스탠더드를 통해 지난 1982년 교통사고로 사망한 오바마의 아버지 버락 후세인 오바마와의 `러브 스토리'를 공개했다.
오바마 선친의 첫째 부인인 케지아는 1956년 케냐의 니안자 지역 남부에 있는 카라추오뇨 마을에서 청년 오바마를 만났다.
이 마을에 사는 친척 집에 들른 청년 오바마가 크리스마스 이브 댄스파티에 참석, 케지아와 운명적인 만남을 하게 된 것.
당시 16세 소녀였던 케지아는 준수하고 세련된 외모를 지닌 오바마의 손길을 뿌리치지 못하고 함께 춤을 췄고, 이를 계기로 사랑에 빠져든 케지아는 얼마 후 소 14마리를 지참금으로 지불한 오바마와 결혼식을 올렸다.
첫 아들 말리크 오바마가 3세 때인 1959년 아버지 오바마는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당시 케지아의 뱃속에는 오바마 당선인의 한 살 많은 누이인 아우마 오바마가 자라고 있었다.
아버지 오바마는 그러나 미국에서 앤 던햄이라는 백인 여성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바로 오바마 당선인의 어머니다.
아버지 오바마는 루오부족 관습에 따라 첫 부인인 케지아에게 던햄과의 결혼을 용인해줄 것을 요청했고 케지아는 이에 흔쾌히 동의했다.
케지아는 "다른 여자와 결혼했지만 여전히 남편을 사랑했다"면서 "남편은 내게 우편으로 선물과 돈, 옷을 보내줬고 많은 사람들이 나를 부러워했다"고 말했다.
1964년 던햄과 이혼한 아버지 오바마가 귀국하면서 케지아는 나이로비에서 제2의 신혼생활을 시작했고 오바마 당선인의 남동생인 무스타파와 사디크를 낳았다.
케지아는 1988년 코겔로 마을에서 오바마 당선인과 처음 대면했다. 케이자는 "그를 보게돼 정말 기뻤다"면서 이를 계기로 자주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소개했다.
케지아는 "의붓아들을 봤을 때 남편의 모습이 떠올랐다"면서 "두 부자는 많은 특성을 공유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부전자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남편은 솔직한 성격이었고 진실을 사랑했다"면서 "바로 이런 점들을 그의 아들에게서 볼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나는 남편과 한순간도 지루한 나날을 보내지 않았다"면서 "그는 장난을 좋아했고 낙관적이었다. 그 때문에 남편이 미국에서 두번째 결혼을 하겠다는 연락을 받고도 놀라지 않았다"고 술회했다.
케지아는 1982년 아버지 오바마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생활고에 직면, 딸 아우마가 살고 있는 영국 브라크넬로 이주했으며, 시어머니 사라 오바마와 큰아들 말리크 등이 살고 있는 코겔로 마을에서 미국 대선 과정을 지켜봤다.
우만권 통신원 airtech-kenya@yna.co.kr (나이로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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