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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1.18 20:32 수정 : 2008.11.18 20:35

콜롬비아의 불법 다단계 투자회사인 디엠지(DMG)의 피해 고객들이 17일 보고타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보고타/AP 연합

투자사 파산 뒤 ‘폭력사태’까지

남미 대륙 북쪽에 자리잡은 콜롬비아에서 대형 피라미드 사기 사건이 발생해 정부가 17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파비오 발렌시아 콜롬비아 내무장관은 이날 “불법적인 피라미드 사금융 회사들의 사기 행각으로 수백만명이 거액의 피해를 본데다 일부 지역에서 폭력 사태까지 일어났다”며 “회사들을 조사하고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비상조처를 취한다”고 발표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비상사태는 30일간 지속되며 한 번 더 연장할 수 있다.

콜롬비아에서는 최근 피라미드 사금융 회사들이 월 최고 150%의 이자를 약속하며 투자자를 꾀어 기존 가입자의 투자금으로 나중에 가입하는 사람들에게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키워왔다. 300만여명의 가입자들이 이들 불법 회사에 수백만달러를 투자해 왔다고 정부 관계자가 <시엔엔>(CNN) 방송에 전했다. 지난주 ‘디아르에프이’(빠르고 쉽고 확실한 돈벌이라는 뜻)라는 회사가 파산하고 사장이 외국으로 도피해 2억7천만달러(약 380억원)가 공중에 날아갈 처지에 놓이자 투자자들은 집단 공황 상태에 빠졌다. 13개 도시에서 영업점 난입 등 폭력 사태가 발생하고 2명이 숨지는 상황으로 치닫자 경찰은 이 지역에 통행금지를 선포했다.

경찰은 이날 콜롬비아 32개 주 가운데 20개 주에 59개 지점을 둔 가장 큰 피라미드 회사인 ‘디엠지’의 모든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연방금융감독국은 이 회사의 회계장부가 불법적으로 작성된 것을 적발했으나, 일부 투자자들은 사무실과 이 회사 사장 다비드 무르시아 구스만을 지키기 위해 거리로 뛰어나왔다. 무르시아는 파나마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라디오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진정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나 그는 어떤 방법으로 그렇게 높은 이자를 지급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 회사에 1만7천달러를 투자한 안드레스 노바(23)는 “그는 우리의 꿈이다.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끝내줄 것이다”라고 <에이피> 통신에 말했다.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은 이날 당국이 좀더 일찍 단속에 나서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하고 가난한 투자자들에게는 원금을 변제해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당국은 사금융 회사들을 폐쇄하는 한편, 불법으로 투자를 유치하는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수위를 최고 징역 6년에서 최고 20년으로 강화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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