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11.24 20:33
수정 : 2008.11.24 23:02
헌법개정 실패 뒤 첫 선거 승리
집권 10년을 앞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3일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
주지사 22명, 시장 328명 등을 뽑은 이날 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사회주의자 연합당(PSUV) 후보 17명이 주지사에 당선됐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이날 전했다. 야당도 수도 카라카스 시장과 인구 밀집 지역인 미란다·줄리아 등 다섯 주 주지사를 차지해, 차베스에 상당한 타격을 주며 세력을 확장했다. 2004년 선거에서는 주지사 21곳을 집권 여당이 차지했다. 투표율은 약 65%를 기록했다.
이번 선거는 차베스 대통령의 헌법개정안이 지난해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뒤 치른 첫 선거여서, 차베스 집권의 중요한 시험대로 평가돼 왔다. 차베스는 이날 “베네수엘라의 승리다. 국민들은 ‘차베스, 같은 길을 가라’고 말하고 있다”며 “누가 우리나라에서 독재가 이뤄진다고 말하는가”라고 밝혔다.
석유기업 국유화 등 ‘21세기 사회주의’를 내세운 차베스의 좌파정책 기조는 변화 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차베스의 대규모 사회복지 예산 지출 등은 저소득층에게 “차베스는 신이 내려준 선물”이라는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사회주의 노선을 강화하고 대통령 임기 제한을 없애는 헌법 개정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재정수입의 50%를 차지하는 석유의 가격하락이 최대 걸림돌이다. 한때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배럴당 40달러대로 떨어졌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났듯, 수도 카라카스 등의 심각한 치안 불안으로 민심이반이 커지는 것도 차베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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