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11.26 20:49
수정 : 2008.11.26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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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5일 시카고에서 피터 오자그 백악관 예산국장 내정자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취임 뒤 정부 예산 지출 등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시카고/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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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예산개혁은 선택 아닌 필수”
“한줄 한줄 따져보겠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취임 뒤 예산낭비를 줄이겠다며 25일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막대한 정부예산을 시장에 풀겠지만, 쓸데없는 예산은 줄이는 ‘효율적 정부지출’을 강조한 것이다.
오바마는 이날 “필요한 투자를 하려면, 불필요한 지출은 없애야 한다”며 “더이상 유용하지 않거나 정치인, 로비스트, 이익그룹만을 위해 존재하는 정책에 수십억달러의 세금을 낭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연간 소득 250만달러 이상 농민들에게 착오로 2003~2006년에 4900만달러의 보조금이 지급된 사례를 들었다.
오바마의 지적대로 “재정적자는 늘고 경기는 가라앉는 상황에서 예산개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미국 재정적자가 내년에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오바마는 5천억~7천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계획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재정적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포석도 있다. <뉴욕 타임스> 등은 대대적 경기부양책을 계획 중인 민주당 차기 정부가 예산을 흥청망청 쓰는 게 아니라, 심각한 재정적자 증가에도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오바마는 이날 “구조적 재정적자를 줄이는 장기 계획을 세워, 다음 세대에 산더미 같은 빚을 남겨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막대한 정부지출에 거부감을 갖는 공화당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한 목적도 깔려 있다.
오바마는 예산낭비와 정책의 효율성을 점검할 백악관 행정관리예산국장에 피터 오자그 의회 예산국장을 이날 내정했다. 오자그는 의료보험 부문에서 복잡한 관료주의에 따른 허점으로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낭비성 예산 삭감은 신임 대통령의 단골 메뉴라며, “오바마가 재정적자를 늘리지 않으면서 어떻게 공약대로 의료보험을 혁신해 혜택을 확대하느냐가 큰 도전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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