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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2.24 18:43 수정 : 2008.12.24 18:56

상업용 모기지 20% 1년내 상환해야
채무불이행 늘면 ‘제2의 서브프라임’

지난 22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5568억달러의 자산을 굴리는 미국 1위 생명보험사 메트라이프의 주가가 12%(4.53달러)나 빠졌다. 다른 거대 보험사인 프루덴셜과 링컨내셔널의 주가도 각각 9.9%와 13%씩 폭락했다. <블룸버그 뉴스>는 그 원인을 “상업용 모기지의 채무 불이행이 불안하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상업용 모기지는 이들 거대 보험사 투자 자산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6조달러 규모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손실이 급증할 것이란 우려는 세계 금융시장에 드리워지는 또 다른 먹구름이다. 제2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3천개의 회원사를 거느린 ‘미국부동산투자신탁협회’는 최근 2천억달러의 ‘기간자산담보부증권 대출창구’(TABSL)의 수혜 대상에 부동산 개발업자도 포함시켜달라고 미 연방정부에 요청했다. 이들의 구제 요청은 상업용 모기지 시장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워싱턴 포스트>는 23일 “만약 상업용 부동산 소유자가 만기 연장이나 신규 대출을 받지 못해 파산한다면, 수많은 상업용 부동산이 차압에 내몰릴 것”이라며 “자금의 유일한 원천은 정부뿐”이라고 보도했다.

상업용 모기지 시장은 이미 꽁꽁 얼어붙었다. 2007년 한해 동안 약 2천억달러의 상업용 모기지 증권과 채권이 발행됐으나, 올 상반기엔 겨우 120억달러에 그쳤다. 경제전문 온라인 <아르지이 모니터>는 “상업용 부동산의 폭발이 이미 시작됐다”며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의 연체(채무불이행 포함)율이 일단 늘어나기 시작하면,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 조사기관인 ‘포어사이트 어내리틱스’는 앞으로 3년 내 상환이나 만기연장이 필요한 상업용 모기지는 약 5300억달러이고, 그 가운데 약 1600억달러가 내년에 몰려 있다고 분석했다.

상업용 모기지의 채무 불이행이 지금은 비교적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약 33% 증가해 0.96%를 기록하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내년 말 3%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부동산 조사업체인 ‘리스’는 아파트와 사무실, 상가의 임대 수입이 5% 줄어들면, 미 상업용 자산의 채무 불이행 비율은 세 배 이상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를 몰고 온 1조3천억달러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에선, 지난해 10월께 90일 이상 연체나 차압 대상이 된 비중이 2005년의 3배인 16%에 달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 부동산개발 업자들의 말을 빌어 “만기가 다가오는 상업용 모기지의 급증은 세계 금융시스템에 또 하나의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메트라이프는 투자 자산의 약 12%에 이르는 360억달러, 도이체 방크는 251억달러, 모건스탠리는 221억달러, 씨티는 191억달러에 이르는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를 보유중이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 상업용 모기지

아파트나 사무실,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대출을 잘게 쪼개거나 묶어, 이를 바탕으로 증권이나 채권을 설계·발행해 시장에 유통시킨 것을 말한다. 미국에서 약 8천억달러로 추정된다. 불황이 깊어지면 입주율은 낮아지고 세입자의 연체나 채무 불이행이 높아진다. 금융기관들이 부동산 소유자에 대한 신규 대출이나 만기연장을 꺼리게 되면서 모기지 시장의 부실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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