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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2.29 20:09 수정 : 2008.12.29 20:09

요아니 산체스(32)

블로그 통해 쿠바 비판, 전세계 호응
‘타임’ 영향력있는 인물 100명에 선정

뉴스 뒤 사람들 / ⑤ 쿠바의 블로거 요아니 산체스

“마치 6월3일이나, 9월9일 같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쿠바 블로거 요아니 산체스(32·사진)가 26일 전한 쿠바의 풍경이다. 산체스는 자신의 블로그(http://www.desdecuba.com/generaciony/)를 통해, 닫힌 쿠바에 대한 비판을 세상에 알려왔다. 1~3일 간격으로 글이 하나씩 올라오면 전 세계에서 2천~4천개의 댓글이 붙는다.

지난 5월 <타임>의 ‘2008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명’에 뽑히면서 주목을 받은 그는 스페인의 저명 디지털 저널리즘상인 ‘오르테가 이 가제트’ 수상자로도 선정됐다. 쿠바 정부는 산체스가 상을 받기 위해 스페인으로 출국하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지난 3일에는 다른 도시에서 열리는 블로거 대회에 참석하려다, 경찰서에 소환돼 여행금지 통보를 받았다. 경찰은 “반혁명 집단과의 유대관계 및 접촉이 관용의 범위를 벗어난 것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2006년 7월, 피델 카스트로(82)가 건강 악화로 물러나고 지난 2월 동생 라울 카스트로(77)가 최고 지도자인 국가평의회 의장에 뽑힌 지 10개월이 흘렀다. 그동안 휴대전화 및 컴퓨터 구입 허용, 외국인 전용 호텔 투숙 허용, 일부 주택 소유 허용 등의 개혁조처가 이뤄졌다. 산체스는 26일 “우리가 고대했던 개혁은 (일반 쿠바인들에겐) 그림의 떡”이라고 지적했다.

내년 1일이면 쿠바 혁명도 50년을 맞는다. 1962년 가해진 미국의 전면 금수조처는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한계와 맞물려 쿠바를 더욱 옥죄고 있다. 쿠바인들의 한달 평균 월급은 고작 20달러다. 올해 세번의 허리케인도 100억달러의 피해를 남기며, 쿠바를 할퀴었다. 그나마, ‘악의 축 국가와도 대화하겠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이 쿠바에 희망이다.

랩가수와 동성애자, 반체제 블로거, 해적 위성방송 설치자, 문신한 10대…. 산체스처럼 혁명 50주년을 맞는 젊은 세대는 ‘자유’를 원한다. 산체스는 “혁명은 50년을 지속하지 못한다. 혁명은 스스로를 먹어치우고 권위주의와 통제, 정체를 배설한다. 혁명은 영원하려다 끝나고, 변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죽는다”고 지난 13일 비판했다. 산체스가 ‘혁명의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까지 매섭게 비난했지만, 아직 체포되거나 처벌된 적은 없다. 산체스는 쿠바의 한계와 변화를 비춰볼 거울이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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