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1.13 19:56
수정 : 2009.01.13 19:56
행정명령 차원…완전 폐쇄엔 시간 걸릴 듯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오는 20일 취임 당일이나 그 주 안에 관타나모 포로 수용소 폐지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을 할 것이라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복수의 인수위 관계자들의 말을 따 12일 보도했다.
그러나 실제로 수용소를 완전히 없애는 데는 상당한 기일이 걸려 애초 “100일 안에 폐쇄할 것”이라는 공약은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오바마 당선자도 전날 <에이비시>(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폐쇄는 타협의 여지가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인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행정명령은 중요한 진전일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에 대한 추가 설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수감자들의 분리와 처리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고 오바마의 보좌관들은 <에이피>에 말했다. 250여명으로 추산되는 수감자들의 상당수는 혐의 없이 풀려나겠지만 출신국으로 송환할 경우 고문을 당하거나 형사처벌을 받을 우려가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도 혐의가 명확하지 않은 다른 사람들을 출신국으로 송환하려 했지만 해당국에서 이들의 수용을 거부했다. 특히 ‘1급 수감자’ 15명의 경우 일단 미국 내로 이송하면 합법적인 재판을 받아야 해 이들을 군사재판에 회부할지, 연방법정에 세울지, 또다른 재판체제를 만들지도 새 행정부가 고민해야 할 사안이다. 또 당장 이들을 어디에 수감할지도 문제다. 후보지로 떠오른 일부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미 해군은 이날 관타나모에서 장기 단식을 하고 있는 수감자가 42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헌법권리센터(CCR)는 70명 이상이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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