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임기를 닷새 남겨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마지막 고별 국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
오바마의 성공 기원, 대테러전 업적 옹호
퇴임을 앞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5일 대(對)국민 고별연설에서 자신의 재임중 좌절을 겪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만일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다르게 행동했을 일들이 있다"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저녁 8시(한국시간 16일 오전10시)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고별연설을 통해 8년 재임간 자신의 주요 업적을 소개하는 한편 아쉬움을 회고하면서 미국민에게 작별을 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20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하는 것 이외에 대통령으로서 대중 앞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번 연설이 마지막이다. 이 연설에서 부시 대통령은 "모든 전임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좌절을 경험했다"면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르게 행동했을 사안들이 있다. 그러나 항상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이라는 점을 마음에 새기고,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양심에 따라 행동해왔다"고 회고했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한 상태에서 백악관을 떠나게 된 부시 대통령은 "내가 내린 몇몇 힘든 결정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로서는 기꺼이 그처럼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자 했다는 점에 여러분들이 동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비록 인기는 없었지만 자신의 정책결정이 양심과 소신에 따른 것이었음을 이해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자신에게 신뢰를 보내준 미국민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 한편 자신의 후임인 버락 오바마 당선인과 그 가족에게 성공을 기원했다. 특히 20일 열리는 오바마 당선인의 취임식을 "미국에 희망과 긍지의 순간"이라고 표현하면서 의회의사당 앞 취임식 연단에 올라설 오바마의 성공 스토리는 바로 미국이 약속의 나라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2001년 9.11테러에 대해 언급하면서 "세월이 흐르면서 대부분의 미국민이 9.11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나는 결코 그러지 못했다"면서 "매일 아침 우리 미국을 향한 테러 위협에 대해 브리핑을 받으면서 미국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내가 가진 권한으로 모든 것을 다하겠노라고 다짐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9.11 이후 7년 넘게 미국 본토에 대한 테러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 자신의 노력으로 이만큼 안전한 미국을 만들었다는데 자부심을 표했다. 특유의 낙관적인 면모와 함께 선과 악에 대한 명확한 구분에 따른 단호함을 동시에 보여줬던 부시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도 "내가 선과 악에 대해 종종 얘기한 것 때문에 일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세상에는 선과 악이 함께 존재하며 이 둘 사이에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우리는 자신감과 명확한 목적을 갖고 세계를 계속 포용해야만 하며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해야만 한다"고 강조, 자신의 뒤를 이을 민주당 정권이 보호주의 성향으로 기울지 않도록 당부했다. 한편 퇴임하는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고별연설은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까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모든 대통령들이 고별연설을 한 것은 아니며 부시의 아버지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경우도 고별연설없이 물러났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준 국민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자신의 재임중 이룬 업적을 옹호하기 위해 고별연설을 꼭 하겠다는 입장이었다고 보좌관들이 전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날 연설을 행한 백악관 이스트룸에는 부인 로라 부시 여사와 딕 체니 부통령,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 주요 각료들과 공화당의 수뇌부, 일반 초청객 등 200여명이 참석, 그의 연설을 경청했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