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으로 돌아갑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미국인들의 성명을 이야기 할 때는 퍼스트네임 그리고 라스트 네임만을 이야기 하지만 사실 아직도 많은 미국인들이 미들 네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미들네임을 공식석상에서는 거의 예의상 같이 불러 주어야 하는게 상식 입니다. 당연히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이 퍼스트/미들/라스트네임이 불러지지요. 전임 대통령인 부시 대통령의 풀네임은 조지 워커 부시 입니다. 당연히 취임식 날 연단에서 그리고 방송에서는 일반적인 호칭인 조지 부시가 아니라 조지 워커 부시로 호명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단순히 버락 H. 오바마로 취임식 내내 불리워집니다. 그럼 오바마 대통령의 미들 네임은 단순히 H일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미들네임은 바로 사담 후세인의 성과 같은 후세인이었습니다. 버락 후세인 오바마가 풀네임인 것이지요. 하지만 모든 석상에서 후세인이란 미들네임의 발음은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대선기간 중 흑인 대통령 후보였던 오바마가 겉으로는 흑백 차별이라는 고전적인 인종 차별 역풍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노력을 다하는 도중에 암중으로 이 미들네임 후세인이란 명칭 때문에 아랍계 또는 모슬람이라는 인식을 주지 않기위해서 큰 신경을 쓴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그가 케냐 방문시 입었더 회교도 복장등의 이슈가 마타도어 현상으로 제기 되었으나 경제 위기로 인해 그냥 묻어졌고 결국 오바마는 아무 이슈 없이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오바마는 회교도가 아님에 분명하고요. 오바마가 대통령 당선자가 되고 자기 이름을 떳떳히 쓰지 못하는 것에 좀 울분이 생겼는지 취임식에는 정식으로 버락 후세인 오바마란 이름을 쓰겠다는 이야기가 지난 몇달동안 나왔습니다만 결국 어제 취임식에는 그냥 H로 불리우고 말았습니다. 오바마가 여론을 의식해서 그렇게 하신것인지 아님 어쩔수 없이 그런것인지는 일개 범인인 저로서는 알 수 없지마는 이 사소한 이름 하나로 미국의 어쩔수 없는 한계를 극명하게 보는것 같아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저로서는 아주 착잡한 하루 였습니다. 어제 취임식에서는 미국민이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으로 종교와 피부색을 뛰어넘는 하나가 된 것을 보였준다라는 말도 나왔습니다만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인류가 종교와 피부색을 뛰어넘어 진정으로 하나 되는 날이 오기는 오는 걸까요.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한겨레 블로그 내가 만드는 미디어 세상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