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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2.04 20:23 수정 : 2009.02.04 23:35

경제위기에도 지지율 84% 룰라 인기 비결은…

실용좌파노선, 빈곤층 줄이며 내수 성장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64) 브라질 대통령의 지지율이 84%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기관 ‘세엔테(CNT) 센서스’가 3일 발표한 결과로, ‘룰라 열풍’ 수준이다. 응답자의 72.5%가 룰라의 경제위기 대응을 높이 평가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인기의 비결은 안정적 경제성장을 이끈 ‘중도좌파 실용주의’ 리더십이다. 내수시장 확대정책과 파격적 복지정책도 큰 몫을 했다.

“동북부 출신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서 나의 뿌리를 잊지 않았다.” 구두닦이와 땅콩팔이로 어린시절을 보낸 노조위원장 출신 룰라가 2007년 집권 2기 취임식에서 한 약속이다. 그는 약속을 지켰다. 룰라가 2003년 1기 집권과 함께 시행한 ‘볼사 파밀리아’(빈곤층 생계수당지급 프로그램) 정책은 결국 안정적 경제성장과 효율적 분배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내수 비중이 61%를 차지하는 브라질에서, 빈곤층의 박탈감을 줄이며 경제력도 키우는 선순환을 정착시킨 것이다. 각 가정에 매달 평균 85레알(약 5만원)을 지급하는데, 이들 가구 수입의 40%를 차지한다. 현재 국민 1억9천만명 가운데 약 4분의 1이 혜택을 받고 있고, 올해 200만 가구에 추가로 확대할 예정이다. 룰라 집권 뒤, 내수시장을 떠받치는 중산층에 2천만명 이상이 새로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룰라가 빈곤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희망’이 된 까닭이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네 번 출마 끝에 당선된 룰라가 채택한 실용주의는 적보다는 친구를 더 만들었다. 룰라는 미국 보스턴은행 총재 출신의 야당 의원을 중앙은행 총재에 발탁했고, 공공부문 파업 제한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상현 부산외국어대 이베로아메리카연구소 연구원은 “빈곤층 지원 등 좌파적 정책을 펴면서도, 자신을 배출한 노동자당과도 거리를 두고 포용력 있는 정치를 펼친 지도력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내수시장의 선순환은 경제성장의 핵심이 됐다. 브라질 경제는 2004~2007년 연평균 4.5%의 안정적 성장세를 이뤘다. 지난해는 5.5% 이상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브라질을 괴롭히던 부채·고물가·레알화 고평가의 위기는 △재정 건전화 △물가안정 △변동환율 등 일관된 경제정책으로 극복했다. 또 재정책임법 도입과 공무원 연금개혁으로 재정지출을 억제하고, 세제개혁을 통해 세수기반을 확보했다. 국제 원자재값 상승도 한몫했다. 2002년 12.5%를 기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물가목표제 도입과 고금리 정책으로 2007년 4.5% 수준으로 잡았다. 미국 수출비중을 25.7%(2002년)에서 15.6%(2007년) 줄인 것도 미국 경제침체로 비롯되는 타격을 줄였다.

3선 연임 제한으로 2011년 1월 물러날 때까지 룰라가 최고 지지율을 누릴지는 미지수다. 올해 경제성장세는 1%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이 전년 대비 14.5% 감소했다고 3일 밝혔다. 권기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올 1월 수출이 적자로 돌아서는 등, 세계경제 침체에서 예외이던 브라질의 경제 악화가 구체화되고 있다”며 “세계적 경제위기라는 ‘해일’을 얼마나 정책적으로 잘 방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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