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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2.15 20:52 수정 : 2009.02.15 20:52

입대 뒤 6개월내 시민권 혜택…베트남전 이후 처음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선에서 심각한 병력 부족을 겪고 있는 미군이 미국 시민권을 ‘미끼’로 임시체류비자만 가진 외국인 이민자까지 모병할 예정이다.

미국 국방부가 2년 이상 미국에 체류하면서 90일 이상 미국을 떠난 적이 없는 임시체류비자 소지 이민자 1천명을 미군으로 입대시키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1년 동안 시험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판명되면, 앞으로 한해 1만4천명까지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한해 전체 미군 입대자 6명 중 1명 꼴에 해당하는 규모다. 임시체류비자 이민자가 입대하면 6개월 안에 미국 시민권 취득이라는 ‘당근’을 줄 계획이다. 보통 임시체류비자 이민자가 미국 시민권을 따려면 10년 이상 기간이 걸릴 만큼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미군은 국토안보부가 이민 규칙을 바꾸는 대로 새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미군은 9·11 테러 이후 비시민권자들의 입대를 꾸준히 늘려왔다. 시민권 취득을 목표로 군에 입대하는 영주권자들이 해마다 8천명 가량이다. 하지만 임시비자만 갖고 있는 이민자까지 모병 대상에 포함한 것은 베트남전 이후 처음이다.

미군은 임시체류비자 이민자 가운데서 통역·의사·간호사 등 전문 요원을 주로 뽑을 계획이다. 우선 뉴욕시에서 아랍어·중국어·쿠르드어·타밀어 등 35개 언어 통역요원 550명을 모집한다. 미군 모병 책임자인 벤저민 프리클리 중장은 “미군은 여러 나라의 문화적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 분야에 재능있는 이민자가 많다”고 말했다. 의료전문가 300명도 모집한다. 통역요원은 현역 4년·예비역 6년, 의료요원은 현역 3년·예비역 6년을 복무해야 한다. 의무 복무기간을 못 채우면 시민권은 박탈된다.

최근 경제위기 때문에 입대자가 증가하기는 했지만, 미군은 전세계에서 군사적 패권을 유지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병력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이라크·아프간전 장기화로 군대 이미지가 급속히 나빠졌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에 미군 3만명을 추가 파병하려 추진하고 있어, 신병 모집이 더욱 절실하다. 미군은 전과 등 부적절한 경력이 있는 이들까지 입대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미군이 지난해 모집해 신병훈련에 들어간 8만명 가운데 18%는 고등학교 졸업장이 없었다. 전과·질병 등 부적절한 경력을 갖고 있음에도 훈련 대상 심사를 통과한 경우도 전체 신병의 18%에 이르렀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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