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2.22 19:45
수정 : 2009.02.22 19:45
주가폭락에 ‘긴급대응’…은행평가 따라 논란 재점화 전망
* 부실은행 : BOA·씨티은행
미국 주요 은행의 국유화 논란으로 지난 주말 은행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폭락하자 백악관이 “국유화는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정부가 선언한 은행 건전성 평가작업(스트레스 테스트)이 곧 시작될 예정이어서 부실 은행의 국유화 논쟁은 불씨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20일 “현 정부는 은행의 민영 체제가 지향해야 할 길임을 확신하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국유화 대상으로 지목되는 미 최대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날 “정부 정책 방향과 관련한 중요하고 의미 있는 발표”라며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케네스 루이스 뱅크오프아메리카 회장도 “현재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 없으며, 앞으로도 마찬가지”라며 백악관의 발언에 힘을 실어줬다. 지금까지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정부로부터 각각 450억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씨티그룹의 주가가 22%, 뱅크오브아메리카는 3.6% 하락하는 등 다우존스 주가지수가 1997년 수준으로 후퇴하자, 백악관이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날 은행주 폭락에는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의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1일 보도했다. 도드 의원은 20일 <블룸버그 뉴스>와 인터뷰에서 “한시적이라도 은행을 국유화할 수밖에 없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2주 전에는 국유화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백악관의 부인과 금융계의 자력갱생 의지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에 대한 추가 자금 투입과 이에 따른 정부의 은행 운영권 인수는 불가피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지난 10일 언급한 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가 이번 주에 시작되면 은행 국유화 논란은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다. 시사주간 <타임>은 자체 분석을 통해 제이피모건체이스 한 곳을 제외한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등 대형 은행들의 건전성이 위험 수위에 놓였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은행 주가 하락이 오바마 행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금융계의 아킬레스건은 ‘예금’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의 불안이 투자자들의 예금 인출 사태를 일으키면 정부의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고 이는 국유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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