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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이 26일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에이피> 통신과 인터뷰하면서 2012년까지 마약 카르텔을 척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멕시코시티/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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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데론 대통령 “군대 파병 2012년까지 완전진압”…미 청문회 개최
멕시코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이 국경을 맞댄 미국의 뜨거운 현안으로 떠올랐다.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26일 <에이피>(AP) 통신 인터뷰에서 “멕시코가 실패한 국가라는 주장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하고, 2012년까지 마약관련 폭력을 진압하고 승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마약 카르텔이 올해 들어 더욱 극성을 부리면서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미치지 않을 정도로 치안이 악화됐다는 지적까지 나오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칼데론 대통령은 티화나, 시우다드 후아레스 등 멕시코-미국 국경 지역에 군대를 추가 파병해 마약조직 진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 상원은 멕시코 마약 폭력에 관한 청문회를 조만간 두차례 열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조지프 리버먼 상원 국가안보·내무위원장은 “남쪽 국경의 폭력 증가에 긴급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국경 안보프로그램을 평가하고, 사법당국의 대처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 물렌 합동참모총장은 다음주 멕시코를 방문한다. 그는 26일 “다음주 중남미 순방에 나서는데 멕시코가 특히 우려된다”며 “사망자와 마약 이슈가 지난 몇년 간 크게 늘어났고, 이런 위협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줄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하루 앞서 에릭 홀더 미국 법무장관은 “마약 카르텔을 척결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홀더 장관은 멕시코, 미국 등의 합동소탕작전으로 미국에 걸친 약 70개의 마약 거래망이 무너졌고, 1만2천㎏의 코카인과 무기 150정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정부는 한해 40억달러를 멕시코 마약단속에 지원하고 있다. 미국이 발벗고 나선 것은 마약 카르텔의 폭력이 멕시코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멕시코 마약 폭력은 국경을 넘어, 미국 애리조나주와 텍사스주 등으로 번지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사업’인 마약거래를 둘러싼 카르텔 사이의 영역다툼이 격화된 것도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멕시코 정부의 단속이 강화된 풍선효과다. 멕시코가 마약의 경유지·공급처라면, 미국은 멕시코를 거치는 코카인의 약 90%, 전체 마약의 60%가 소비되는 최대 수요처다. 특히 미국의 각종 총기류가 밀수출돼 마약조직을 중무장시키고 있다. 칼데론 대통령이 26일 재차 미국의 무기류 밀수출 단속강화를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멕시코 마약 폭력은 칼데론 대통령이 2006년 12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군인 3만5천명을 배치했지만,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2007년 2500명이 살해된 데 이어 지난해는 6290명이 살해됐다고 칼데론 대통령이 이날 밝혔다. 그는 지난 8주 동안만 1천명이 마약 관련 폭력으로 살해되는 등 폭력이 극심해진 것에 대해, 마약 카르텔이 정부의 강한 압박에 떠밀리는 증거라고 주장했다.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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