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3.02 09:21
수정 : 2009.03.0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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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러전 해병대 캠프를 방문해 이라크 주둔 미군 철군 일정을 발표하고 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왼쪽)과 마이클 뮬런 합참의장(오른쪽)이 뒤쪽에서 박수치고 있다. 러전/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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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각층서 ‘목소리’ 수만통 중에서 골라
대필자 3명이 답장…사생활도 유지노력
‘구중궁궐’에 갇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려 매일 백악관으로 쏟아지는 수만통의 편지 가운데 10통을 꼬박꼬박 챙겨 읽는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8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참모들과 장관들과의 회의 사이에 틈틈이 짬을 내 사무실 의자에 앉아 한번에 한통씩 편지를 읽는다. 이런 습관은 백악관 벽에 둘러싸인 채 비밀경호국의 허가를 받은 사람들이 제공하는 정보만 접할 수 있게 된 오바마 대통령이 ‘실제 세계’와 만나는 비결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비서가 날마다 학생·중소기업인·실업자 등 4만여명이 보내온 편지 가운데 10통을 고르고, 3명의 대필자들이 대통령을 대신해 이들에게 답장을 보낸다.
전임자들이 오랜 공직 생활 끝에 주지사 관사에서 백악관으로 자리만 옮긴 것과 달리, 오바마 대통령은 자유와 사생활을 유지하려는 신세대 정치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는 참모들에게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은 워싱턴 이외의 지역에서 선거운동 때와 같은 모임을 할 수 있도록 일정을 짜달라고 주문했다. 식사를 하러 백악관을 빠져나가기도 하고, 친구들에게 두달에 한두번은 시카고에 가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그를 ‘쉼 없는 영혼’(restless soul)이라고 표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7일 저녁에는 시카고 불스와 워싱턴 위저즈의 농구 경기를 관전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대통령의 시간은 백악관에서 생산성이 제일 높기 때문에 가장 값비싼 보석처럼 다뤄진다”고 전했다. 저녁식사를 마친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정부문서, 연설문, 다음날 일정과 관련된 문서 등을 정리한 보고서가 건네진다. 그는 종종 새벽 1시까지 보고서를 읽고나서 잠자리에 든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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