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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3.05 21:57 수정 : 2009.03.05 21:57

러시 림보(58)

라디오 진행자, 맞장토론 제안…“유권자 반감살라” 우려도

요즘 미국 정계를 떠들썩하게 뒤흔드는 논객이 있다. 바로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 러시 림보(58·사진)다.

그는 지난달 28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실패하기를 바란다”는 ‘폭탄발언’을 했던 강경보수 인물이다. 4일에는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내 쇼에 왜 출연하지 않는가? 이념과 정책을 놓고 일대일 토론을 벌이자”며 맞장토론을 제안했다. 그는 “자유시장 대 정부통제, 건강보험 국유화와 소기업 세금 인상을 놓고 토론하자”며 “토론에서 이겨 나를 영원히 내쫓고 내가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라”고 큰 소리를 쳤다.

림보는 정부 지출 확대, 부자 증세 등을 뼈대로 한 오바마의 ‘큰 정부’ 예산안이 “사회주의”라는 보수 진영의 색깔공세를 이끌고 있다.

미국 언론이 주목하는 것은 그의 막강한 영향력 때문이다. 매주 약 2천만명의 청취자가 여러 라디오 채널을 통해 그의 토크쇼를 듣는다. 마이클 스틸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도 28일 림보의 발언에 대해 “연예인” “선동적이고 호전적”이라고 비판했다가, 하루 만에 사과했다. 오바마도 의회 지도자를 만난 뒤, 림보의 영향력에 불만을 터뜨렸을 정도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공화당과 보수적 신념을 활성화하는 모든 활동에 감사 드린다”며 1993년 림보에게 편지를 보낸 적도 있다.

16살에 라디오 방송을 시작한 림보는 1980년 중반 이후 라디오 토크쇼의 새 장르를 개척했다. 2001년 청각장애를 겪으면서 달팽이관 이식을 받는 시련을 겪었지만, 보수적 추종자들은 그를 ‘라디오 토크의 엘비스 프레슬리’로 떠받든다.

림보는 대선 패배 뒤 정체성 혼란과 지도자 부재의 위기에 빠진 공화당의 현실을 잘 드러낸다. 구심점이 될 지도자가 없는 상황에서, 림보는 강경보수 이념을 누구보다 강하게 설파하고 있다. 백악관과 민주당은 “림보가 공화당의 실질적 지도자”라며, ‘강경보수 림보=공화당’이라는 비난 전략을 펴고 있다.

림보는 회생을 노리는 공화당에 ‘계륵’이 될 수밖에 없다. 림보는 백인·남부·고령층으로 대표되는 공화당 골수유권자를 열광시킬 뿐, 훨씬 많은 유권자의 반감을 낳기 때문이다. 공화당이 사상 처음으로 흑인을 전국위원회 의장으로 뽑고 변화를 모색하는 데도 걸림돌이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을 담당했던 데이비드 프럼은 “림보 청취자들은 공화당이 선거에서 다시 승리하기 위해 끌어와야 할 중도 성향 유권자가 아니다”라며 “우리의 핵심 유권자를 흥분시키는 전략으로는 결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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