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3.24 21:24
수정 : 2009.03.24 21:24
상위 20명중 15명 약속
173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미국 거대 보험사 에이아이지(AIG)의 ‘보너스 잔치’ 파문이 미국인들의 분노에 떠밀린 ‘울며 겨자먹기식’ 자진반납으로 끝나고 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 검찰총장은 23일 이 보험사에서 최근 보너스를 받은 상위 20명 가운데 15명이 보너스 전액을 반납키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고액 보너스 수령자 10명 가운데 9명이 반납을 약속하는 등 보너스 지급액 1억6500만달러 가운데 5천만달러가 반납될 예정이다. 쿠오모 검찰총장은 “보너스 반환에 박수를 보낸다”며 “국민의 뜻에 따른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머지 수령자도 설득해 8천만달러를 회수하기를 바라지만, 미국 밖에서 지불된 나머지 8500만달러는 법적 권한이 없어 환수가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자진반납은 미 하원이 에이아이지 직원들의 보너스에 최대 90%의 세금을 매기는 환수법안을 19일 통과시키는 등 압박에 나서면서 이뤄졌다. 월가는 ‘마녀사냥’이라며 반발하고 있고 법안의 위헌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상원은 법안 처리를 미루고 있다. 보너스 지급을 비난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22일 “합법적이면서도 공평성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고 한발짝 물러났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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