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3.25 19:53
수정 : 2009.03.25 19:53
마약폭력 위험수위…국경검색 대폭 강화
보안요원 파견에 국가방위군 투입도 검토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멕시코에서 마약 조직과 ‘제3의 전쟁’에 나섰다. 멕시코 마약 폭력은 최근 급기야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재닛 나폴리타노 미 국토안보장관은 1억8400만달러를 들여 미국-멕시코 국경통과 열차 및 자동차 검색을 대폭 강화한다고 24일 밝혔다. 또, 그는 연방보안 요원 360명을 국경에 전환배치하고, 국가방위군 파견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행정부 최고 책임자들의 멕시코 방문도 잇따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25일 멕시코에 도착했고, 다음달 초 에릭 홀더 법무장관, 나폴리타노 장관이 방문한다. 4월 16~17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멕시코 방문 때도, 마약 폭력이 핵심 의제다. 오바마는 24일 기자회견에서 멕시코 마약 폭력이 “완전히 통제불능 상태에 이르렀다”며 “불법 총기와 돈이 카르텔에 흘러가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말했다.
멕시코 마약 폭력은 미국에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라, ‘발등의 불’이다. 지난해에만 멕시코에서 6300여명이 마약 조직의 폭력으로 희생됐고, 엘파소 등 미국 국경도시까지 살인과 약탈이 번지고 있다. <에이비시>(abc) 방송은 24일 미 행정부 기밀문서를 인용해 “전통적 마약 악당의 행태가 게릴라 전술을 펴는 민병대 테러로 바뀌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멕시코가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사실, 미국의 공조없이 멕시코 마약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 미국에 밀수된 마약의 90%가 멕시코를 통하고, 180억~390억달러의 마약 판매대금을 챙긴 마약 조직은 미국의 총기를 밀수해 중무장하고 있다. 나폴리타노 장관도 24일 “수요와 공급의 문제다”라며, 마약-돈-총기의 3대 고리를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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