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서 ‘제1회 아시아의 날’ 행사
동방신기·슈퍼주니어 현지 팬클럽 ‘성황’
"동방신기 오빠 사랑해요!"
지구 반대편 나라인 칠레에서도 뜨거운 한류 열풍 덕택에 한국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칠레 한국대사관과 주칠레 일본문화원, 주칠레 중국문화원의 공동 주최로 4일 칠레 산티아고 발마세다공원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의 날' 축제에는 인기 그룹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 빅뱅 등의 현지인 팬클럽이 대거 몰려들었다.
팬클럽의 '단체 관람' 덕분에 무술 시범, 전래동화 구연, 언어 강좌, 음악, 영화 등 5개 부문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한국 측 부스가 온종일 성황을 이룬 반면 중국과 일본 측 부스에는 손님보다 자원봉사자가 더 많았다.
특히 동방신기 팬클럽은 왼쪽 어깨에 태극기를 그려넣은 검은색 티셔츠를 단체로 맞춰 입고 '오빠들'의 모국인 한국의 문화에 호기심을 보였다.
칠레 동방신기 팬클럽은 동방신기의 인기 리메이크곡 '풍선'의 영어 제목인 'balloons'를 공식 명칭으로 삼아 2006년 발족해 3년째 활동 중이다.
시아준수의 열혈팬인 나디아 마이낫(18)양은 "팬클럽 회원이 3천명이다. 거의 칠레 사람들이지만 외국인도 일부 팬클럽에 가입돼 있다"라고 전했다.
이들은 한글 서예로 자신의 이름과 좋아하는 동방신기 멤버 이름을 함께 적은 종이를 손에 꼭 쥐고 대사관이 준비한 연예인 관련 동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들은 동방신기와 비, 샤이니 등의 노래를 정확한 발음으로 따라불렀고, 비가 여자 연예인과 다정하게 함께 있는 장면에서는 "못생겼다(Fea!)"라고 외치며 질투심을 나타냈다. 대부분 10대 소녀들로 구성된 한류 팬클럽은 행사 주최 측에 한국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갖다준 뒤 음악에 맞춰 멋지게 춤을 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특히 공원 내 도서관 지하 강당에서 진행된 한글 수업에는 '오빠부대'를 포함해 한국 문화에 관심이 높은 다양한 연령대의 현지 주민 150여명이 몰려 왔으며, 좌석이 모자라 바닥에 앉거나 선 채로 수업을 들은 참가자가 더 많을 정도였다. 한글 수업을 진행한 칠레 가톨릭대학 민원정 교수는 "일본 만화를 통해 아시아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칠레 청소년들 중 한국의 대중문화를 선호하는 10대들이 많이 생겨났다"며 "청소년뿐 아니라 '어디서 한글을 배울 수 있느냐'고 문의하는 현지인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별도의 문화원을 보유한 일본, 중국과 달리 칠레인을 대상으로 한 한글 및 한국 문화 강좌가 거의 없는 현지 상황을 고려하면 10대 청소년들의 한류 열풍이 한때의 유행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무게가 실린다. 강건택 특파원 firstcircle@yna.co.kr (산티아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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