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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4.10 21:05 수정 : 2009.04.10 23:18

리처드 필립스 선장

소말리아 해적 피랍 필립스
선원들 보호위해 인질 자처

“모두 한곳에 숨어 있어!”

지난 8일 아침 7시30분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약 500㎞ 떨어진 인도양. 머스크 앨라배마호의 리처드 필립스 선장(사진)은 19명의 승무원들에게 긴급 대피 명령을 내렸다. 이윽고 소말리아 해적 4명이 배에 올라왔다. 필립스 선장을 붙잡은 해적들은 배를 샅샅이 수색했다. 길이 145m나 되는 배는 숨을 곳이 많았다. 되레 선원들이 방심한 해적 한 명을 생포했다. 선원들은 인질 맞교환을 시도했으나, 해적만 풀어준 채 선장은 못 구했다. 해적선은 선장을 태운 채 멀어져 갔다.

10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선원이 납치된 지 이틀째인 10일, 필립스 선장의 ‘영웅적 행보’가 화제가 되고 있다.

<보스턴 글로브>는 이날 필립스 선장의 가족과 승무원의 말을 따 “그는 승무원들을 보호하려고 스스로 인질이 됐다”고 보도했다. 구조된 한 승무원의 아버지는 “그가 내 아들의 생명을 구했다”고 말했다. 인질을 자처한 필립스의 행보는 납치를 모면한 앨라배마호 선원들이 위성전화와 전자우편으로 미국 가족들에게 소식을 전하면서 알려졌다. 필립스의 처남인 톰 코기오는 “필립스가 승무원들의 목숨을 구했다”며 “그가 영웅이 되려고 그랬다기보다 사태를 해결하고 해적선을 배에서 물러나게 하려고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영웅 구하기 총력전을 펴고 있다. 해군은 병력을 소말리아 앞바다로 증파했다. 납치범과의 인질 협상 전문가인 연방수사국(FBI) 요원도 급파했다. 해적들이 탄 구명정은 기름이 떨어져 바다에서 표류하고 있다. 미국 군함은 해적선과 거리를 둔 채 인질 석방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필립스 선장은 9일 밤 어둠을 틈타 탈출을 시도했다. 인근을 순찰하던 미국 해군이 그를 발견하기 전 해적들이 먼저 그를 찾아냈다. 해적들은 미군에 그의 몸값을 요구하며 “공격해 온다면 방어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류이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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