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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4.21 06:34 수정 : 2009.04.21 06:34

‘처벌 불원’ 원칙 놓고 논란 가열될 듯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일 워싱턴 인근에 소재한 중앙정보국(CIA) 본부를 전격 방문, 조지 부시 전임 행정부가 테러용의자들을 대상으로 사용한 물고문 등 가혹한 신문기법을 더이상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자리에서 테러용의자들을 물고문 등을 사용해 신문한 직원들을 법적인 기소의 대상으로는 삼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법무부의 법적 자문을 토대로 직무를 수행한 직원들이 기소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CIA 직원들은 때로는 등 뒤에 한 손이 묶인 채 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면서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한 고유의 임무와 인권 및 법치주의와 같은 가치를 조화시켜 나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과제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테러리스트들과 같은 적에 맞서 미국의 가치를 지켜내는 것이야말로 "미국을 특별하게 만들고 여러분들을 특별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라며 법치주의를 포함한 미국의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CIA가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은 CIA의 테러용의자들에 대한 고문 사실을 담은 메모를 공개하도록 한 자신의 결정이 불가피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1천여명의 CIA 본부 직원들에게 "지난 며칠간 힘들었을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몇가지 오류를 저질렀을 수 있다는 점을 시인해야만 한다는 것에 대해 의기소침해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 CIA가 변화를 통해 국민적인 지지와 신뢰를 얻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람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도 전날 한 TV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테러용의자들에 대해 가혹한 신문에 이르게 한 정책을 입안한 부시 행정부 관리들을 기소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이매뉴얼 실장은 대통령은 "그들은 기소돼서는 안 되며 그것이 우리가 가야 할 곳도 아니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입장을 둘러싸고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마땅히 처벌해야 할 사람들을 봐주고 있다"며 비판적인 주장이 나오고 있어 CIA 고문자 처벌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한편 최근 공개된 미 법무부의 2005년 메모에 따르면 CIA는 2003년 3월 알카에다 대원으로 9.11 테러를 모의했다고 자백한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에게 183회에 걸쳐 물고문을 가했고, 2002년 8월에는 다른 알카에다 대원 아부 주바이다를 83차례 물고문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메모에서는 부시 행정부가 물고문뿐만 아니라 벌레를 이용한 신문, 수면 박탈 등 다양한 신문기법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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