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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를 중심으로 돼지독감이 퍼져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26일 방역 당국이 인천국제공항 에서 열감지기로 입국자들의 건강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인천공항/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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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독감 확산’ 지구촌 비상
멕시코 다녀온 여행객들 감염증상 보여
WHO “더 치명적 바이러스로 변할수도”
멕시코 돼지독감 감염 사례가 첫 환자 사망 10여일 만에 외국에서도 속속 발견되면서, ‘전 세계적 전염병’으로 번질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이번 돼지독감의 첫 발생지 멕시코에선 사망자가 81명으로 늘어났고, 미국을 비롯해 뉴질랜드, 프랑스, 이스라엘, 콜롬비아 등에서도 돼지독감 의심 환자가 발견됐다. 각국 보건당국은 멕시코 최근 방문자의 체온을 측정하는 등 비상 방역 시스템을 가동했다.
돼지독감으로 81명이 숨진 멕시코에선 감염 공포가 확산되면서 26일 수도 멕시코시티의 거리가 텅 비었다. 시민들이 바깥출입을 자제하고, 성당의 미사까지 취소됐다.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은 25일 감염 환자를 격리하고, 일부 학교 등 다중집합 시설을 5월5일까지 폐쇄하는 포고령을 발표했다. 어쩔 수 없이 거리에 나선 시민들은 수술용 마스크를 썼으며, 악수나 입맞춤 등 신체 접촉을 꺼렸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26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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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돼지독감 발생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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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최근 멕시코를 다녀온 뉴욕의 한 고등학교 학생 8명과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7명 등 19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텍사스주는 25일 한 학교에서 돼지독감 의심 환자가 셋이나 나오자, 이 학교에 무기한 휴교령을 내렸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 멕시코의 국립인류학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안내한 펠리페 솔리스 박물관장이 감기 증세로 숨져 백악관을 긴장시켰다. 백악관은 26일 오바마 대통령에게서는 이상 증세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멕시코를 다녀온 여행객 가운데서도 돼지독감 감염 의심 환자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최근 3주간 멕시코를 여행하고 돌아온 10명이 독감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격리됐다. 콜롬비아에서도 5명, 프랑스 4명, 스페인 3명, 이스라엘 1명의 의심 환자가 발견됐다. 러시아는 멕시코와 텍사스 등 미국 일부 지역, 과테말라 등 9개 중남미 나라에서 생산된 돼지고기에 대해 26일 수입금지 조처를 취했다. 세르비아도 북미 지역에서 생산된 모든 돼지고기의 수입을 중단시켰다. 일본은 25일부터 멕시코와 직항편을 운행하는 나리타, 간사이 국제공항에서 여행자의 체온을 측정했으며, 중국은 독감 증세를 보이면 즉각 신고하라는 긴급 통지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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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고 있는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 도심 역사지구에서 25일(현지시각) 한 쌍의 연인이 감염을 우려해 수술용 마스크를 쓴 채 입맞춤을 하고 있다. 멕시코시티/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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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돼지독감은 대인 접촉으로 감염되는 것으로 의심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40대 젊은층까지도 숨지는 등 일반 독감과 다르고, 기존 치료약이 듣지 않는 변종일 가능성이 있어, 새 치료 백신을 개발하는 데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멕시코 당국의 늑장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도 나온다. 3월 말과 4월 초, 감기 환자가 평소의 3배 이상 늘어나는 현상을 발견했으나, 계절성 감기로 여겨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멕시코 보건당국은 지난 13일 남부 오악사카주에서 첫 사망자가 나왔을 때도 정밀검사를 의뢰하지 않았다. 케이지 후쿠다 세계보건기구 사무차장 직무대행은 “돼지독감이 인체에 더 위험한 바이러스로 바뀔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26일 경고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돼지독감(Swine Influenza: 돼지 인플루엔자)이란?돼지에서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으로 일반 독감처럼 발열·기침·인후통 등 증상이 나타난다. 돼지와 직접 접촉하면 옮을 수 있다. 그동안 사람 사이 전염·발병 사례는 거의 없었지만, 최근 급속하게 확산되기 시작했다. 국제 보건당국은 감염이 잘되는 신종 바이러스 변이가 일어났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선 아직 보고된 환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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