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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4.28 17:41 수정 : 2009.04.28 17:41

마스크 동나…대혼란은 없어

뜨거운 날씨와 흘러내리는 땀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마스크를 벗는 사람을 찾아볼 수가 없다.

돼지 인플루엔자(SI)가 강타한 멕시코 시티 전역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쓴 채 감염을 두려워하고 있지만 다행히 큰 혼란은 아직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BBC가 28일 보도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버스 안은 물론 자가용 안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쓴 모습이었다.

신문을 파는 사람도 마스크를 쓴채 교차로를 오고가느라 분주했다.

이 신문판매원은 `103명 사망'이라고 적힌 제목이 적힌 신문을 들고 운전자들 앞을 지나갔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멕시코 보건장관은 SI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이미 149명에 달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거리에 나와있지만 출퇴근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거리는 조용한 편이다. 멕시코 사람들은 자신들이 공포스러운 SI 진앙지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SI 감염환자가 입원해 있는 한 병원은 크게 혼란스럽지는 않았지만 진료를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일부는 외과수술용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병원에 들어서면서 마스크를 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말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마도 병원측이 기자들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말도록 함구령을 내린 듯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남자는 "3층이 SI 환자가 몰려있는 곳"이라며 마스크를 조금 내리고 담배를 꺼내 물었다.

그는 "30명이 죽었다. 병원 직원도 있다. SI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치료했던 간호사도 죽었다"고 전했다.

입원 환자의 가족들은 마스크를 쓴 채 병원 밖 계단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

살리나스라는 한 남자는 건설 현장에서 쓰는 흰색 방진용 마스크를 쓴채 "두렵다. 내가 감염되는게 문제가 아니라 이 나라 전체로 공포 상태가 번져나갈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아직은 SI로 인한 공황상태가 멕시코 전역에 걸쳐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멕시코 당국은 많은 공공 건물을 폐쇄시킬 정도로 사태가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입장권이 매진됐던 인기있는 축구경기는 경기장 문을 닫은채 관중이 없는 상태에서 진행됐다.

관중들이 몰릴 경우 바이러스가 번질 것을 당국이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SI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버스 정류장에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몰려 길게 줄을 선채 버스를 기다렸다.

마스크를 쓰지도 않은 채 서 있던 한 남자는 "난 감염되지 않았다. 걱정하지 않는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의 뒤에서 기다리던 한 여성은 약국에 가도 마스크를 구할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 또한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우리는 평상시처럼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어제 연설에서 동요하지 말라고 했고 우리는 평상시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SI 바이러스가 얼마나 위험한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았다.

멕시코 당국은 그들이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멕시코시티 시장은 "사태가 더 악화된다면 전체 대중 교통망을 폐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2천만명이 사는 멕시코시티는 완전히 마비될 지도 모른다.

멕시코시티는 아무도 그 정체를 완전히 알지 못하는 바이러스의 한가운데에 놓여있다.

이성한 특파원 ofcourse@yna.co.kr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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