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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6.01 13:51 수정 : 2009.06.01 13:51

실업 급등, 경제회복 기미에 찬물

미국 자동차 업체 크라이슬러에 이어 제너럴모터스(GM)가 파산보호를 신청키로 함에 따라 극심한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긴 터널에서 간신히 빠져나올 준비를 하고 있는 미국 경제에 또 다른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GM이 파산보호를 신청한 뒤 법원의 주도하에 구조조정을 단행하면 대규모 감원에 따른 실업률 상승은 물론 협력업체와 딜러망 감축에 따른 감원과 연쇄 도산, 지자체 세수 감소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GM은 한때 전 세계 1위의 자동차 업체로서 그 규모나 위상 등에서 미국의 `자존심'으로 군림해왔던 만큼 GM의 몰락은 미국 경제에 뼈아픈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GM의 파산보호 신청은 이미 예고돼왔던 악재였기 때문에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GM 사태가 미 증시에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켜 상승세를 보여온 주가의 발목을 잡는 등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GM의 파산이 자산규모(820억달러)기준으로 리먼브러더스와 워싱턴뮤추얼, 월드컴에 이어 미국 역사상 4번째 규모이고 제조업체로서는 사상 최대규모라는 점만 보더라도 앞으로 GM의 '몸집줄이기'가 몰고 올 파장을 짐작할 수 있다.

우선 GM의 파산은 무엇보다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GM은 작년 말 현재 24만3천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다. 이중 17만명이 시간제 근로자이고 7만3천명이 급여를 받는 정식근로자다.

GM은 지난해 6만2천명이었던 공장 근로자 중에서 내년 말까지 2만1천명을 감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감원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내에만 47개에 달하는 공장도 내년 말 34개로 줄인 뒤 2012년까지는 31개로 감축할 예정이다.

딜러망과 협력업계에 미치는 파장도 만만치 않다.

5월 현재 5천969개에 달하는 딜러망은 내년 말까지 3천600개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고, 감원과 공장 폐쇄로 인해 협력업체의 연쇄도산이나 감원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미국의 대형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인 비스테온과 메탈다인이 지난 28일과 27일 잇따라 파산보호 신청을 하는 등 부품업체의 몰락은 가시화되고 있다.

GM의 연간 구매예산은 940억달러에 달하고 있고 3천200개 협력업체가 16만개의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미시간주 앤 아버 소재 자동차연구센터가 추산한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올해 미국 경제는 130만개의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실업률을 1%포인트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앞서 파산보호를 신청한 크라이슬러의 구조조정 여파까지 합쳐지면 미국 경제의 타격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크라이슬러는 지난 2월 정부에 제출한 자구책을 통해 3천명을 추가 감원하고 자동차 3개 모델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하는 한편 자동차 생산 능력을 10만대 가량 줄이고 고정비용을 7억달러 삭감하기로 했었다.

미국 정부는 GM 사태로 인한 이런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파산법원 주도의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GM 사태가 미국의 경기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컨설턴트인 존 캐세사는 "한때 위대했던 회사의 몰락이 국가적 비극임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GM의 구조조정으로 실업률이 높아지면 이는 다시 임금감소와 소비지출 위축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신속한 구조조정 후 GM이 경쟁력을 회복하면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이 작은 장밋빛 전망에 불과하다.

GM이 생산라인 조정을 통해 연비가 높은 차량을 생산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한데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소비를 급격히 줄인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사려고 지갑을 열지도 의문시되기 때문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유심 교수는 GM사태가 규모나 범위에서 전례가 없기 때문에 미국 자본주의 역사에 새로운 장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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