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피해는 없어”
미국 워싱턴 D.C.에서 22일 오후 5시께(현지시간) 발생한 지하철 추돌사고의 사망자가 6명에서 9명으로 늘었다. DC 소방당국은 구조대원들이 22일 밤늦게 현장에서 3구의 시신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지하철 사상 최악의 추돌사고인 이번 사고로 지금까지 9명이 숨지고 7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워싱턴과 메릴랜드를 연결하는 레드라인 노선의 타코마 역과 포트 토튼 역 사이 지상구간에서 발생했다. 지하철 운행 관계자는 포트 토튼 역에 진입하기 위해 선로에 정차해 있던 열차를 뒤따르던 열차가 추돌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여기관사 지니스 맥밀란(버지니아주 스프링필드 거주)를 포함해 9명이 숨지고 76명이 다쳤다. 소방당국은 부상자 중 일부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며 이 중 6명은 중상자여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열차 추돌사고로 6량의 객차가 연결된 차량이 탈선했으며 부서진 객차에 갇힌 승객을 구출하기 위해 워싱턴과 메릴랜드, 버지니아의 소방대원 200여명이 동원돼 밤늦게까지 구조작업을 벌였다.열차가 추돌하면서 다른 열차 지붕 위로 올라간 모습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사고 당시를 짐작케 했다. 현장에는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연방수사국(FBI) 등의 수사요원들이 나와 추돌사고 원인을 조사했다. NTSB는 뒤따르던 열차의 속도 등을 기록한 장치를 확보했으나 사고열차의 과속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밤 긴급 성명을 통해 희생자들을 위로하고 현장의 구조대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 사고로 워싱턴과 메릴랜드를 잇는 구간의 전철 운행이 중단돼 퇴근길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현장 관계자들은 각 열차에는 최대 1천200명이 탑승할 수 있었지만 퇴근시간 대에 도심방향의 열차에서 사고가 나 그나마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애드리언 펜티 워싱턴 D.C. 시장은 이번 사고가 워싱턴 지하철 33년 사상 최악의 사고라고 말했다. 한편, 주미 한국대사관은 현재까지 지하철 사고로 인한 사망자와 중상자 가운데 한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2년 전에도 워싱턴 다운타운에서 지하철 객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해 20명이 다치고 터널에 갇힌 승객 60명이 구조된 바 있다. 버지니아, 메릴랜드 등을 연결하는 워싱턴의 지하철은 뉴욕에 비해 객차와 역사(驛舍) 시설이 상대적으로 깨끗한 편이지만, 잦은 고장으로 운행이 중단되는 사례가 많아 지하철 통근자들 사이에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편이다. 박상현 김재홍 특파원 shpark@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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