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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서 수돗물값은 안내도 그만 |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곳 중 하나인 미국 뉴욕에서도 수돗물만큼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공짜로 쓸 수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요금을 내지 않더라도 수돗물 공급을 끊지는 않는다는 시의 정책 때문에 뉴욕에서는 현재 23만1천여 고객이 적게는 몇달씩 많게는 수십년씩 돈을내지 않고 공짜 수돗물을 쓰고 있다.
이들이 시에 체납하고 있는 요금과 체납벌금은 모두 합해 6억2천500만달러(한화약 6천400억원)에 달한다.
수도 요금 체납고객의 90%는 일반 가정이 차지하고 있다.
시는 이와 같은 손실의 상당부분을 요금인상으로 충당해왔다.
얌체 고객들 때문에 요금을 제때 내는 선량한 고객들만 손해를 봐온 셈이다.
1970년대 재정위기를 맞기 전까지만 해도 수돗물에 필요한 기반시설 구축에 시일반 예산을 투입했던 뉴욕시에서 수돗물은 공짜나 마찬가지였다.
1980년대 들어서야 가구별로 계량기가 설치되기 시작했지만 기계가 고장나거나 터무니없는 요금이나오기가 일쑤여서 이의를 제기하면서 요금을 내지 않는 고객들이 부지기수였다.
또 시의 세입자 보호정책이나 위생정책은 어떤 경우에도 수도공급만큼은 보장토록 하고 있어 요금을 체납하더라도 단수조치를 취하기 어렵도록 하는 요인이 됐다.
또 시의 주수도관과 건물별 수도관을 연결하는 외부 밸브조차 없어 단수를 위해서는주변 도로를 파헤쳐야 하는 기술적 문제도 있었다.
시 당국은 수도요금 연체에 따른 재정적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자마침내 질이 나쁜 체납자들을 대상으로 한 선별적인 단수조치를 강구하고 나섰다.
시는 장기 요금 체납자들 가운데 연간 600달러에 이르는 수도요금을 내지 않을 명분이 없는 부유층 고객들만 단수한다는 방침아래 구체적인 시행시기와 방법을 검토중이다.
데이비드 트위디 뉴욕시 환경보호국 부국장은 "수백만달러짜리 아파트에 살면서요금을 내지 않는 고객들에게는 수도공급이 끊길 수도 있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단수는 최후의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요금 체납에 따른 단수조치는 전례가 없었을 뿐더러 선량한 세입자가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시의 방침이 관철되기까지는 많은 논란과 난관이있을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전망했다.
http://blog.yonhapnews.co.kr/choowh/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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