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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18 09:11 수정 : 2005.07.18 09:12

디스커버리 결함 못 고친채 발사 가능성

미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의 발사를 지연시킨 연료탱크 센서의 오작동 원인을 아직도 찾아내지 못했으며 모든 수단을 다 한 뒤에도 문제 해결에 실패할 경우 결함을 그대로 놓아둔 채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16일 보도했다.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책임자인 웨인 헤일은 그러나 "문제의 해결책을 발견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고치지 않은 채 발사하는 것은 마지막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복선 엔지니어링 책임자인 존 뮤레이터는 컬럼비아호 참사 후 안전 향상을 위해 외부 연료탱크를 고친 것이 결함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가 불쑥불쑥 나타나는 이런 종류의 고장은 가장 골치 아픈 것이라며 "시동이 안 걸려 정비소에 가져간 차가 정비소에서는 멀쩡하게 작동하는" 것에 비유했다.

한편 AP 통신은 NASA 관리자들이 아직도 우주왕복선을 우주과학의 `캐딜락'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실제로 우주선들은 주행거리가 한계를 지나 덜덜거리는 `고물 포드'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헤일은 수시로 고장나는 왕복선의 전자기기 문제가 "내 고물 트럭을 연상시킨다"고 실토했을 정도이다.

우주 전문가들에 따르면 NASA는 안전여건을 개선한다며 디스커버리호의 발사를 여러 차례 연기시켰지만 퇴역을 불과 5년 앞둔 디스커버리호의 부품들이 워낙 낡아 오히려 문제가 더 악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1970년대에 설계된 우주 왕복선은 이전의 통조림 속 같던 우주선에 비하면 선실과 화물칸이 모두 널찍해 우주 여행을 마치 여객선 탑승처럼 일상적으로 만들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그같은 목표에는 아직 멀었지만 왕복선은 위성들을 궤도에 실어 날랐고 허블 우주망원경 정비 작업을 했으며 국제우주정거장(ISS) 건설에도 큰 몫을 하면서 달 이후 착륙 장소를 모색하는 미국인들을 우주에 머무르게 했다.

컬럼비아호의 첫 왕복 임무는 1981년에 이루어졌고 그 후 몇년동안 챌린저와 디스커버리, 애틀랜티스가 뒤를 따랐다.

챌린저호는 1986년 발사 직후 폭발로 사라졌고 컬럼비아호는 지난 2003년 지구 귀환 중 폭발해 두 사고로 모두 14명의 우주인이 숨졌다.

현재 NASA가 보유하고 있는 왕복선은 기령 20년인 디스커버리호와 21년인 애틀랜티스, 그리고 챌린저호를 대신하기 위해 13년 전 제작된 엔데버호 등 세 개이다.

20살은 사람으로 치면 청년기이지만 전자장비들은 장년기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일반 가정에서 20년 넘은 전자기기들은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번 디스커버리호의 발사를 연기시킨 연료 센서도 분명 이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헤일도 "전선의 연결부위가 느슨한 곳이 없는지 흔들어보는 것으로 점검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농담이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기계로 꼽히는 왕복선에는 전선과 케이블, 각종 시그널 박스와 트랜지스터, 진공관, 콘덴서 등이 미로처럼 얽혀 있다. 왕복선은 자그마치 360㎞에 달하는 전선과 1천60개의 밸브 등 모두 250만개의 부품으로 구성돼 있다.

왕복선의 부품들은 정기 점검을 거쳐 수시로 교체되며 특히 안전과 관련된 부품은 특별한 관리 대상이 된다. 왕복선의 외부 연료 탱크는 비행 때마다 교체된다.

그러나 NASA 관계자들은 1억8천만마력의 출력으로 발사되고 극도의 고온과 극도의 저온을 되풀이 겪는 왕복선의 부품들이 시간이 갈수록 낡아 일부 시스템이 앞으로 더욱 잦은 문제를 일으킬 것은 분명하다고 말한다.

관계자들은 노후한 왕복선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점검과 보수를 강화해야 하며 이는 더 많은 비용과 장기간의 지상 체류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왕복선 점검 프로그램 개발자인 엔지니어 랜디 아베라는 "지금보다 더 자주 부품을 갈아줘야 하는데도" NASA가 문제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한다고 지적했으며 왕복선 비행 고문으로 일한 전직 우주비행사 캐스린 손턴은 NASA가 왕복선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우주왕복선 설계자들은 왕복선 한 대 당 우주여행을 100회씩으로 예상했지만 평균 수명은 10년 정도로 잡았다.

디스커버리가 지금까지 한 우주여행은 30회에 그쳤고 왕복선 전체를 모두 합한 우주 여행 횟수는 113회에 그쳐 목표에는 아직 훨씬 미달했지만 기령으로만 치면 이미 수명을 다하고도 남은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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