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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진출 일본기업 백인차별” |
간부2명 5500만달러 소송내
미국에서 소수 인종이 아닌 백인이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에도 진출해 있는 일본의 유명 종합상사 마루베니 미국법인이 미국인 직원으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거액의 배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당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루베니 미국법인에 근무하던 인사담당 간부 케빈 롱과 감사책임자인 루드빅 프레스토는 이 회사가 급여와 승진에서 미국인과 히스패닉, 흑인 등 비아시아인과 여성을 조직적으로 차별해 왔다며 퇴직금과 연금, 기타 복지혜택 등으로 적어도 400만달러씩과 손해배상 및 소송비용으로 5500만달러를 지급할 것을 최근 요구했다. 이들이 제출한 증거를 보면, 미국법인의 총 간부 121명 중 흑인과 여성은 전혀 없으며 히스패닉 출신만 1명에 불과하다.
또 이 회사 섬유부문 부회장은 인사담당에게 보낸 전자메일에서 “미국인은 월급을 많이 받으면 갑자기 일을 그만둔다”며 아시아인 선호를 드러냈으며 어떤 간부는 흑인을 고용하지 말 것을 주장했다. 또 다른 고위 간부는 15년 동안 일해 온 여성이 임신을 하자 다른 부서로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어떤 간부는 유대인 여성 직원에게 나치 문양이 새겨진 팔찌를 주려 하는 등 유대인과 히스패닉계에 대한 인종차별적 언행을 숨기지 않았다.
이들 두 원고는 수차례에 걸쳐 이 문제제기를 했다가 지난해 말 회사로부터 강제휴직을 당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루베니 쪽은 “퇴직금을 더 받아내기 위한 술책”이라며 “소송에 단호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강김아리 기자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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