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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10 18:35 수정 : 2005.08.11 22:21

현실화되는 오웰의 소설 ‘1984년’

감시카메라에 포위된 ‘자유 여신상’

7·7 런던테러 이후 뉴욕 시내의 보안 검색이 크게 강화됐다. 평소 복장과는 달리 무장한 경찰들이 지하철역 등 곳곳에서 눈에 띈다. 텔레비전에서는 오사마 빈 라덴의 오른팔이라는 아이만 알 자와히리가 영국과 미국에 다시 테러를 가하겠다고 위협하는 비디오를 반복해 보여줘 테러가 곧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뉴욕엔 엄청나게 많은 감시 카메라들이 추가로 설치됐다. 현재 거리 곳곳엔 1만5천여개의 카메라가 작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60도 회전 카메라, 15m 거리에 떨어져 있는 사람이 들고 있는 뮤지컬 티켓도 읽어 내는 카메라, 가로등처럼 위장한 카메라 등이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찍고 있다.

시 당국은 감시 카메라가 범죄와 테러 방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면서 이런 조처들이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예방 효과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감시 카메라로 인해 침해되는 사생활 권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감시 카메라 발상은 ‘소중한 사생활 권리를 놓고 하는 무책임한 도박’이라는 것이다.

며칠 전에는 몇몇 사람들이 지하철역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 앞에서 ‘빅 브라더의 감시를 그만두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빗대 ‘테러 방지’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감시의 일상화’ 혹은 ‘감시의 항상화’가 가져 오는 문제를 일깨우려는 시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 시내의 감시 카메라는 단 몇 개라도 철거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 오히려 몇몇 정치인들은 런던 테러 이후 감시 카메라를 더 많이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든 소리를 누군가가 엿듣고 모든 움직임을 누군가가 살펴 보고 있다’는 <1984년>의 묘사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양상이다.

뉴욕/유영근 통신원 justsociety@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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