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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19 18:28 수정 : 2005.08.19 23:00

헤매는 룰라

저무는 룰라
잇단 비리 스캔들 심화
“내년 대선 질듯” 여론조사
연일 탄핵 찬·반 시위

비리 스캔들로 안팎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59) 브라질 대통령이 헤어나오기는 커녕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고 있다.


지난 주 룰라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여론조사가 처음으로 나온 데 이어, 노조·정당·학생 등은 찬반 진영으로 나뉘어 연일 맞불시위를 벌이고 있고, 여당인 노동자당(PT)이 분열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등 사태가 심화되고 있다.

16일 브라질 최대의 노조조직인 중앙단일노조(CUT)와 토지없는 농민운동(MST), 최대 학생단체인 전국학생연합(UNE) 소속 1만여명은 “대통령 탄핵은 브라질을 과거로 후퇴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룰라 지지 시위를 벌였다. 또 노조조직 ‘포르사 신디칼’도 상파울루에서 지지시위를 벌인 데 이어 다음달 6일 6만여명의 산하단체 노조원들이 참가하는 ‘친룰라 정치개혁 촉구 시위’를 열기로 했다.

이에 맞서 17일 사회주의자유당(PSOL) 등 군소 좌파 정당이 주도한 1만2천여명의 시위대는 룰라의 퇴임 등을 요구하며 대통령궁에서 의회 앞까지 4시간 가량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런 가운데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는 한달 뒤 노동자당 전당대회에서 당이 좀더 좌파 쪽으로 방향을 틀거나 아니면 분열될 가능성이 있으며, 내년 총선에서는 유권자들로부터 혹독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당을 통제해온 룰라의 최측근 주제 디르세우 정무장관이 낙마하면서 당의 분열은 가속화하고 있다. 좌파들은 윤리의 회복 뿐만 아니라 종전의 이념과 조직으로의 복원을 노리고 있고, 디르세우의 파벌은 당을 계속 통제하려 하고 있다. 최근 룰라 사퇴 뒤 당 대표에 오른 타르수 겐루 전 교육장관은 중간에 끼여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의 언론들까지 나서 룰라 때리기에 나선 가운데 지난주 여론조사에서는 룰라의 지지도가 한달 전보다 4%포인트 더 떨어진 31%로 재선 전략에 암운이 짙어졌다. 반면 룰라에 패했던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주제 세라 상파울루 시장은 48%로 올랐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거침없는 차베스

뜨는 차베스
에콰도르 친미 대통령 축출
볼리비아 대선 좌파 유력 등
우호세력 영향력 확대

미국의 눈엣가시가 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51·사진)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미국의 희망과는 반대로 더욱 거침이 없어지고 있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10개월 만에 세번씩이나 남미를 방문한 것도 차베스의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할 정도다.

럼스펠드 장관은 16∼18일 사흘 일정으로 페루와 파라과이를 방문해 남미 지역의 안정을 위한 협력을 촉구했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남미 지역에 반사회적이고 불안을 조장하는 행위는 단일 국가가 해결할 수 없다”며 “서반구의 안보를 위협하는 불안정 요소의 싹을 함께 노력해 자를 것”을 주장했다.

미국은 차베스의 재등장 이후 중남미에 불고 있는 ‘좌파 도미노’ 현상에 좌불안석이다. 지난 4월 에콰도르에서 친미적인 대통령이 쫓겨나고 연말 대선을 앞둔 볼리비아에선 좌파 인사의 당선이 유력시되자 이를 차베스 대통령이 지원한 것으로 보고 그의 영향력 확대에 불안해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대통령과의 형제애를 강조하고 미국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남미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차베스는 이달 초 우루과이를 시작으로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남미 세 나라 순방에 나서 석유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협력을 강조하며 ‘남미의 단합’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게다가 차베스 대통령은 세계 5대 석유 수출국인 베네수엘라 석유의 최대 수입국인 미국에 대한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자국 법정에 세우는 등 대미 공격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15일 미국이 사주한 자신에 대한 소환투표가 실패로 돌아간 지 1년을 맞은 기념 연설에서 “미국 시장은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다”며 미국의 공격이 지속되면 대미 석유 수출을 중단하겠다며 석유 무기화 의지를 공언했다. 미국으로 가던 석유는 대신 중국으로 수출처를 바꾸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의 제국주의적 정책을 심판하는 ‘반제국주의 법정’은 부시 대통령 등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다.

지난주에는 베네수엘라 관리가 워싱턴 입국이 거부당한 데 대한 보복으로 미국과의 마약전쟁 협력을 거부하고 미국 마약단속국 요원의 외교적 면책특권을 박탈하는 조처를 취하기도 했다. 강김아리 기자, 외신종합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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