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남부 접경지 밀입국 급증 20만명 체포
"죽음의 공포보다 배고픔이 더 무섭다." 멕시코 유력일간 엘 우니베르살은 31일 이 같은 제목으로 온두라스 청년 불법이민자와의 회견 기사를 실으며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 일대 중미권 국가들과 접경지에서 날로 급증하고 있는 밀입국자 문제의 심각성을 다뤘다. 올해 21세의 세르히오는 20달러만 달랑 들고 온두라스에서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 지역으로 가는 열차 화물칸 위에 올라탔다면서, 여행 도중 급경사 통과시 열차에서 떨어질 수도 있고 조직폭력단을 만나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세르히오는 "가진 돈이 없어 강도나 폭력단원들이 가만 두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세르히오는 그러나 온두라스에서의 경제상황이 너무 열악해 가족들이 생계를 잇기도 어려운 형편이라며 목숨을 걸고 미국행 불법이민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세르히오는 20달러로 어떻게 미국까지 갈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구걸해 음식과 물, 여비를 얻을 계획"이라며 "미국에 도착하면 앞서 도착한 사촌에게도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세르히오 사례와 같이 중미권에서 경제적 빈곤에 내몰린 나머지 미국으로 가기 위해 중간 통로가 되는 멕시코로 밀입국하는 불법이민자들의 수가 근년들어 급증하고 있다. 멕시코연방이민청(INM)에 따르면 멕시코 남부 접경지에서 체포된 중미권 불법이민자들의 수는 지난 2000년 11만8천944명에서 2003년 17만4천578명, 2004년 20만95명 등으로 매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올들어서도 멕시코 남부 접경지서 체포된 불법이민자들의 수는 첫 6개월간 11만5천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절반 정도인 5만3천843명은 멕시코 남부 지역과 맞붙은 과테말라 출신이었고, 나머지 온두라스인 3만2천928명, 엘살바도르인 2만7천451명, 니카라과인 1천121명 등이었다. 한편 멕시코 시민단체들은 중미권 밀입국자들이 체포됐을 때 멕시코 당국의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례가 많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시민단체 집계에 따르면 올 1-5월 중미권 불법이민자 31명이 신체 일부를 절단당하는 피해를 당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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