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안토니오 파라 힐 외무장관, 노골적 ‘반미 발언’ 주목 ‘차베스 외교노선’ 전환 신호탄인 듯
남미국 가운데 미국과 가까운 것으로 평가돼온 에콰도르의 외무장관이 미국의 대 콜롬비아 정책을 노골적으로 맹비난하며 각을 세워 주목된다. 안토니오 파라 힐 장관은 6일 에콰도르 `라 루나' 라디오 방송과 회견에서 미국이 지난 5년간 콜롬비아내 마약퇴치, 반군척결을 위해 30억달러를 쏟아부은 `플랜 콜롬비아' 정책에 대해 미국의 `내정개입'이란 결과로 발전했을 뿐이라고 비난했다. 스페인 EFE통신에 따르면 파라 힐 장관은 플랜 콜롬비아 정책이 오직 마약퇴치만을 위한 문제로 변질되기 시작했고 자국을 비롯한 인근 국가에 단지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파라 힐 장관은 또 모든 국가들이 테러리즘, 마약거래 및 범죄에 맞서 싸워야 하지만 이는 "내부적으로 우리 모두에 의해" 수행돼야 한다며 "미국이 에콰도르도 다른 국가들과 같이 이 같은 싸움에 나서고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해도 우리는 스스로 이를 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군사.경제적 지원이 미군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기소면제 등을 조건으로 한다면 그 지원 제의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에콰도르는 지난 6월말 미국의 ICC 기소면제협정 체결 요구에 대해 미국으로부터의 어떤 원조 감소도 감수할 각오가 돼있다며 단호히 거절했다. 특히 파라 힐 장관은 에콰비사 TV 방송과 회견에서는 1999년 협정에 따라 에콰도르 만타 해안에 설치된 미군 기지를 거점으로 향후 10년간 마약퇴치 작전을 수행토록 미국에 허용하는 협정에 서명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파라 힐 장관은 콜롬비아의 마약재배지 제초제 살포로 인한 일부 에콰도르 접경지역의 피해가 시정되지 않으면 국제기구에서 후속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번 발언은 지난 4월 친미 성향의 루시오 구티에레스 전 대통령이 강제 축출된 이후 긴축경제 정책로의 전환, 국제 금융기관 차관 상환을 둘러싼 미국과의 마찰 등 일련의 심상치 않은 일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특이할 만한 점은 차관 상환을 둘러싼 미국과의 마찰이 '네오콘'으로 분류되는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 취임 직후인 지난 6-7월께 불거졌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한 바 있다. 또한 지난달 유전지대 원주민 시위사태 당시 외국의 에콰도르 채권 소지자들은 에콰도르의 새 정부가 부채 상환보다 사회예산 프로그램 증액 요구에 응하면서 주민들의 요구 수위를 높이는 상황을 자초했다고 주장했었다. 따라서 구티에레스 실각후 벌어지고 있는 이 모든 일은 에콰도르가 남미내 대표적 반미 지도자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쪽으로 외교노선을 돌리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 동안 차베스 대통령은 에콰도르 채권 매입을 제의하면서 지난달 시위 사태로 원유 수출에 차질을 빚은 에콰도르에 원유를 무상 공급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대 에콰도르 친화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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